"갑질에 눈물 핑" 배달원 하소연…"손님이 증인" 반박 나선 막국수집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막국수집에 식자재 배달을 갔던 한 배달원이 식당 사장으로부터 갑질을 당했다는 글이 올라오자 해당 식당이 반박에 나섰다.

지난 2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강원 속초시 한 마트에서 식자재 배달 아르바이트하는 글쓴이 A씨(45)는 최근 고성의 한 막국수 집에 배달을 갔다 황당한 일을 겪었다.


A씨는 열무 등 식자재를 담은 무거운 박스 5개를 배달하기 위해 약 10㎞ 떨어진 막국수 집으로 향했다.

식당 입구에서 만난 60대 여사장은 식자재를 "주방 안쪽에 넣어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당시 비가 왔고 신발도 깨끗하지 않아 물 청소된 주방에 들어가지 않고 그 밖에 주문한 식자재를 놔뒀다.

이후 식당에서 나온 A씨에 사장은 "오이가 없다"고 외쳤다. 이에 A씨가 확인해본 결과 오이는 식자재 박스 안에 잘 있었다.


A씨에 따르면 가게 측은 배달된 내용물을 확인하지 않고 소리부터 질렀으며 오이가 있는 것을 본 후 오히려 A씨를 향해 "씨X 포장한 사람이 알지" "배달시킨 사람이 어떻게 아냐. 씨X 이런 식이면 배달 못 시킨다"고 나무랐다.

심지어 A씨를 고용한 마트 측에 전화해 사장을 바꿔 달라고 했다. 전화 이후엔 "이따가 마트로 찾아갈 테니 두고 보자"라는 말도 남겼다.

A씨는 "갑을 관계라 참고 나왔지만 45세 먹고 서러워 눈물이 핑 돌았다. 회사에서 뭐라 하지는 않았지만 서럽다"며 "알바한 지 한 달 정도 돼가는데 (이번 일로) 충격을 받아서 일을 못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자영업을 오래 하다 이번에 처음 배달 아르바이트를 해봤는데, 배송 직원을 하대하는 모습을 뉴스로 많이 봤지만 직접 욕까지 들으며 당하니 그분들 심정을 이해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다수 누리꾼은 "힘내셔라" "나도 장비 설치하러 가면 종업원이 갑질을 할 때가 있었다. 하지만 가족을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저런 곳은 갑질 식당으로 낙인찍혀서 문 닫게 해야 한다" 등 분노의 목소리를 냈다.

해당 글은 29일 기준 조회수가 6만4000회를 넘겼고 댓글도 약 300개가 달리는 등 화제가 됐다.

한편 이날 가게 측은 A씨의 주장이 '모순투성이'라며 반박하는 글을 게시했다.

막국수집 사장 아들 B씨는 당시 식당엔 손님이 많았으며 A씨에게 욕을 한 적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노쇠한 어머니가 직접 상자를 옮기기 힘들다 보니 주방까지 가져다 달라고 부탁한 것도 갑질이냐고 되물었다. A씨의 말처럼 당시 비가 오는 상황도 아니었다.

B씨는 "어머니가 30년 가까이 한 자리를 지키며 키워오신 막국수 집"이라며 "갑질이라고 하는데, 그런 갑질을 했다면 어머니가 이 좁은 동네에서 오랫동안 장사를 해오실 수가 있겠냐. 답답하고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가게에 재료 배달을 해주는 분들이 한두 분이 아니다. 오죽하면 배달 오신 분들이 바쁠 때는 서빙도 도와주는 그런 정이 아직 남아있는 가게다"라며 "A씨의 말만 듣고 수많은 댓글이 달리는 걸 보면서 마음이 아파 처음으로 커뮤니티에 가입해 글을 남겼다"고 전했다.

B씨는 현재 A씨를 고소한 상태라고 전했다.

가게 측 해명 글을 읽은 일부 누리꾼들은 "원글 보고 왔다. 어머님 속상함과 억울함이 풀어지길 바란다" "고소했으니 밝혀지겠다" "원글 보고 나는 중립이었다" 등 반응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