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운전대 놨습니다"…'기후동행카드' 두 달, 효과는 엄청났다

서울시 대중교통 무제한 정기권인 '기후동행카드' 사용자들이 평소 타고 다니던 차를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한 사례들이 나왔다. 그러면서 평균 3만원 정도 교통비를 아낀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지난달 8~11일 기후동행카드 사용자 2823명을 대상으로 모바일티머니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실시한 이같은 설문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사진=뉴스1

온실가스 3600톤 감축…가로수 43만 그루 효과 이번 설문에 참여한 기후동행카드 이용자의 56.2%(1586명)는 승용차를 보유했고, 이 가운데 230명(14.5%)은 평일 출퇴근을 이 차로 했다. 하지만 이들 중 225명(97.8%)은 기후동행카드를 구매 후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했고, 절반 이상(127명·56.4%)은 그 횟수가 월 20회를 넘은 경우도 있었다.


윤종장 시 도시교통실장은 "기후동행카드 평일 사용자가 50만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4%인 2만명 정도가 월 20회 이상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며 "차 한 대당 약 1.8명 정도가 타는 것을 고려하면 승용차 운행량은 1만1000대가량 감소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승용차 1대가 배출하는 연간 온실가스 발생량이 1.96톤이기 때문에 약 3600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한 셈이다. 가로수 43만 그루를 식재한 것과 같은 효과다.

시는 기후동행카드 사용자 중 승용차에서 대중교통으로 전환하는 비율을 현 4% 수준으로 8%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윤 실장은 "정해진 수치는 없다"고 전제한 뒤 "독일에서 (기후동행카드와 비슷한) 49유로 티켓 제도를 시행하고 8% 정도가 승용차를 전혀 이용하지 않게 됐다"며 "장기적으로 이 정도는 해줘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래픽=이지혜

매년 1500억 예산 필요..혼잡통행료는 '사회적 합의'기후동행카드로 시민들이 절감한 교통비는 1인당 월평균 약 3만원 정도로 조사됐다. 연령대별로는 △20대 2만9000원 △30대 2만7000원 △40대 2만8000원 △50대 3만1000원 △60대 3만5000원 정도를 아꼈다. 구매 연령대는 △20대 29% △30대 28% △40대 15% △50대 18% △60대 9%로 출퇴근이 많은 20~30대가 주를 이뤘다.


하루 평균 이용횟수는 3.4회로 일반 교통카드(2.5회)보다 0.9회 많았다. 환승 시간 등에 구애받지 않고 무제한 이용이 가능해 사용량이 많은 것으로 시는 분석했다.

지난해 편성된 기후동행카드 시범사업 예산은 400억원이다. 윤 실장은 "사용자 50만명이 월 3만원씩 절약했다고 보면 약 750억원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며 "이 중 서울교통공사와 서울버스운송조합이 반을 부담하면 약 375억원이 되고, 코레일과 민간철도 구간은 100% 시가 부담하게 돼 있어 400억원이면 충분할 것을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7월 본사업 시작 이후에는 1000억원 정도가 들 것"이라며 "내년부터는 매년 약 15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시민들의 승용차 이용을 줄이기 위해 결국 영국 런던이나 프랑스 파리 등처럼 혼잡통행료를 징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윤 실장은 "서울시도 사대문 안으로 들어오는 길에 폐쇄회로TV(CCTV)가 설치돼 있고 이를 활용해 혼잡통행료를 받게 할 수 있지만 사회적 동의가 필요하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그렇게 가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