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 직접 찾아갔던 이범호 감독 "우리 입장에서도 천만다행", 단순 타박상 소식에 KIA도 안도했다 [인천 현장]

KIA 이범호 감독.

전날(17일) 사구로 교체됐던 최정(37)의 단순 타박상 소식에 안도한 건 SSG 랜더스뿐만이 아니었다. KIA 타이거즈도 한숨을 돌렸다.

KIA 이범호 감독은 18일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에 위치한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릴 SSG와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를 앞두고 "정말 다행이다. 최정은 팀의 제일 주축이고 이끄는 선수다. 그런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면 안 되는 걸 알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도 (골절상이 아닌 것이)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전날(17일) 최정은 1회 말 첫 타석에서 KIA 외국인 선발 크로우의 시속 150㎞ 투심 패스트볼에 맞고 박지환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났다. 최정은 쉽게 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허리를 숙이며 고통을 호소해 상태의 심각성을 알렸다. 초기 검진 결과는 CT와 MRI상 하얀 선이 보인 탓에 왼쪽 갈비뼈 미세 골절 진단이 나왔다. 뼈가 붙기까지 시간이 걸리기에 최소 한 달의 결장도 예상됐다.

KIA 윌 크로우(왼쪽)가 17일 인천 SSG전 1회말 최정을 맞힌 후 모자를 벗어 사과하고 있다. /사진=OSEN

더욱이 이 경기는 최정이 이승엽 현 두산 베어스 감독을 넘어 KBO리그 최다 홈런 신기록에 도전하는 첫날이었기에 모두의 이목이 쏠린 경기였다. 최정은 16일 인천 KIA전 9회말 2사에서 극적인 동점포로 SSG의 6-4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 홈런은 최정의 올 시즌 9호 포이자, 개인 통산 467홈런이었다. 17일 경기의 3루와 외야는 일찌감치 매진됐고 평일임에도 총 1만 6062명의 많은 관중이 찾았다.

그렇기에 예상치 못한 상황에 KIA의 미안함도 배가 됐다. KIA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현장 관계자뿐 아니라 최준영 대표이사부터 심재학 단장까지 직접 SSG에 사과의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범호 감독은 "큰 기록이 걸려 있는 상황이라 우리 입장에서도 굉장히 미안한 마음이 컸다. 끝나고 SSG 이숭용 감독님과 코치진 그리고 최정을 직접 만나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전했다"고 말했다.


최정의 부상이 그정도에 그친 건 KIA와 사구 당사자인 크로우에게도 다행이었다. 크로우는 17일 경기가 끝난 뒤 취재진을 통해 "최정 선수 본인에게 굉장히 깊은 사과의 말을 전하고 싶다. 최정 선수가 기록 경신을 앞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걸 보러 오신 많은 팬에게도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팬들 사이에서는 불필요한 억측이 나돌며 크로우의 개인 SNS에 가족에 대한 담지 못할 욕설까지 향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에 크로우는 17일 밤늦게 자신의 SNS에 재차 사과의 뜻을 전해야 했다. 크로우는 한글로 "오늘 일어났던 일에 대해서 사과드리고자 글을 올리게 됐습니다. 우선 공에 맞은 최정 선수에게 사과드리고 절대 고의가 아니었음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해당 일에 대해 팬 여러분이 많이 놀라셨던 점에 대해서도 사과드립니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다만, 제 가족을 언급하며 다소 지나친 욕설이나 폭언은 자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항상 열렬한 응원과 전폭적인 지지를 해주시는 KBO 팬 여러분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오늘 있었던 사구 관련해 사과 말씀드립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18일 경기 전 SSG 이숭용 감독은 "크로우의 사구는 게임의 일부일 뿐이다"고 감싸며 "그런데도 이범호 감독과 진갑용 수석코치가 경기 후 직접 와 사과해줘서 고마웠다. 이번일이 이 이상 크게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도 크로우 선수의 가족까지 욕을 먹는 건 원치 않는다"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크로우도 최정의 단순 타박상 소식에 가슴을 쓸어내렸다는 후문. 이범호 감독은 "아무래도 심적으로 조금 흔들렸을 것 같은데 단순 타박상으로 나왔으니 크로우 본인도 그런 부분에서 다행이라 생각할 것 같다"고 말했다.

KIA는 박찬호(유격수)-최원준(중견수)-김도영(3루수)-최형우(지명타자)-소크라테스 브리토(좌익수)-이우성(1루수)-서건창(2루수)-한준수(포수)-이창진(우익수)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은 윤영철.

이에 맞선 SSG는 최지훈(중견수)-김성현(3루수)-기예르모 에레디아(좌익수)-한유섬(지명타자)-고명준(1루수)-박성한(유격수)-하재훈(우익수)-이지영(포수)-박지환(2루수)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은 로버트 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