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금밥?…야채 가격도 올랐는데 김까지 뛰었다

머니투데이

세종=오세중 기자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김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국민반찬인 김 가격이 일제히 오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사진=정병혁

소풍의 단골손님으로 이른바 '가성비 좋다'는 평가를 받던 '김밥'이 더 이상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야채 등 농수산물이 급격하게 오르고 있는 가운데 김 가격까지 뛰었기 때문이다.

2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마른김 1속(100장)의 중도매인 판매가는 지난 17일 기준 1만440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6618원) 대비 2배 가까이 뛰었다.

소비자가 마트 등에서 살 수 있는 마른 김 등의 소매가격(10장 기준)도 전년대비 평균가 1011원에서 1206원으로 올랐다. 약 17% 가량 오른 수치다.

김 가격의 상승은 최근 급격한 수출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김 수출은 이미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1조원(7억7000달러)을 넘어섰다. 이는 수산식품 수출 역사상 단일 품목으로는 최고의 실적이다.

김 수출은 연평균 8% 수준으로 증가했고 수출 국가도 2010년 64개국에서 2023년 124개국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김 수출이 역대 최대 성과를 기록하는 반면 국내시장에는 공급문제가 생기며 가격상승이라는 악재로 작용했다. 수출 효자상품으로 부상해 '검은 반도체'라는 별칭까지 얻었지만 내수시장에선 가격상승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실제 시장도 움직이고 있다. 이달 초 마트 등에서 조미김을 판매하는 대표 업체들은 가격을 10%~20% 올렸다. 조미김 가격 인상은 김 원초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현재 김이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있지만 국내 수출 수요 증가로 가격이 오르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신규 양식장 확대와 김 양식 기술 개발 등을 통해 김 원초 공급량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