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디락스에 가까운 미국 경제…"스태그플레이션 우려할 단계 아냐"

미국 증시 트레이더 모습. /로이터=뉴스1

미국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예상치를 밑돈 반면 3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예상치를 웃돌자 시장에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하이투자증권은 현재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고 29일 분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미국 GDP 성장률이 부진했지만 성장 둔화를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며 "지출별 GDP 성장률 기여도를 보면 개인소비와 투자는 견조한 추세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던 순 수출이 올해 1분기에는 크게 하락하며 전체 성장률 수준을 끌어내렸다"며 "이는 달러 강세와 견조한 수입 수요에서 비롯돼 역설적으로 미국 경제가 여전히 강한 기초체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입증한다"고 했다.

인공지능(AI) 등 무형자산에 대한 투자액수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미국 경제의 기초체력 약화 우려를 불식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지식재산생산물 투자증가율은 5.4%로 2022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 수준을 기록했다. 그는 "양호한 고용시장과 더불어 무형자산 투자 사이클이 미국 경기를 지지하고 있어 1분기 성장률만으로 성장 둔화 압력이 커졌다고 판단하기엔 성급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성장률과 달리 물가 수준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과 관련된 불확실성을 증폭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스태그플레이션을 현실화할 정도는 아니라고 박 연구원은 분석했다.


그는 "물가 둔화 속도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수준임을 부인하기 어려우나 물가가 다시 급격한 상승세로 전환하고 있다고 판단하기도 이르다"며 "성장률과 PCE 물가 수준만 보면 미국 경제는 골디락스(물가 안정 속 경제성장) 국면에 가깝다"고 밝혔다.

다만 향후에도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가 가시화된다면 이번 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금과 미국 국채금리의 방향성을 살펴보라고 조언했다. 금과 미국 국채금리는 통상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를 반영하는 지표로 꼽힌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 금과 미국 국채금리는 동반 강세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