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메모리 수출, 물량 12% 늘었는데 금액은 83%↑" 이유는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2024.04.16. [email protected] /사진=조성우

올해 1분기 한국 기업의 메모리 반도체 수출이 지난해 동분기와 비교해 '물량' 기준으로 11.7% 늘었지만 '금액' 기준으로는 8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D램·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세와 고부가가치 제품인 HBM(고대역폭메모리) 판매 증가 영향으로 수출 물량 대비 금액이 상대적으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29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의 메모리 수출 물량은 총 1342톤으로 지난해 동분기(1202톤) 대비 11.7% 증가했다.


올해 메모리 수출 물량을 월별로 살펴보면 △1월 398톤 △2월 426톤 △3월 518톤으로 증가 추세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 회복세 영향으로 풀이된다.

1분기 메모리 수출을 금액 기준으로 살펴보면 증가세가 더 가파르다. 올해 메모리 수출액은 △1월 53억달러 △2월 61억달러 △3월 74억달러를 기록해 1분기 총 188억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동분기(103억달러) 대비 82.5% 증가한 수치다.

'금액' 기준 메모리 수출 증가율이 '물량' 기준보다 7배 이상 큰 것은 우선 메모리 가격 오름세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D램 평균판매단가(ASP)는 전분기 대비 10~20% 올랐고 같은 기간 낸드도 23~28% 상승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D램과 낸드 ASP가 전분기 대비 각각 20% 이상, 30% 이상 올랐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 SK하이닉스(000660)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2조 8860억 원을 기록해 흑자전환했다고 25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12조 429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4.3% 늘었다.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HBM과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AI(인공지능) 열풍으로 공급 부족이 계속되고 있는 HBM은 일반 D램보다 3~5배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글로벌 HBM 시장의 약 50%는 SK하이닉스, 약 40%는 삼성전자가 각각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은 것도 메모리 가격 상승세와 HBM 판매 증가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잠정 실적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6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연간 전체 영업이익(6조5700억원)을 넘었다.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이 5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해 실적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영업이익이 2조8860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컨센서스(에프앤가이드 기준 영업이익 1조8551억원)를 크게 웃돌았다.

시장은 HBM 수요 확대,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메모리 가격 상승폭은 1분기 대비 다소 완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2분기 D램과 낸드의 전분기 대비 ASP 상승률을 각각 3~8%, 13~18%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