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SH·GH' 주택공기업 세금 샌다…"매입임대 주택당 2억 웃돈"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2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열린 2021~2023 LH 매입임대주택 실태 분석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경실련은 '3년간 LH 매입임대주택 매입비용은 10조8천억으로 비싼 약정매입임대만 80%차지하고 있다'며 '정부는 매입임대 주택 건설원가 이하로 매입하도록 규정을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2024.05.02. [email protected] /사진=김진아

한국토지주택공사(LH)·서울주택도시공사(SH)·경기주택도시공사(GH)의 임대주택 매입이 신축 주택에 편중되면서 필요 이상으로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16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에서 '연도별 LH·SH·GH 매입임대주택 매입 실태' 기자회견을 열고 1021∼2023년 3년간 연도별 3개 주택공기업의 매입임대주택 매입 실태를 분석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실련은 3개 주택공기업이 임대주택을 매입할 때 대부분 더 비싼 값으로 사전 약정을 체결하는 '약정매입' 방식을 썼다고 지적했다. 약정매입 방식은 '기존주택 매입' 방식과 달리 신축주택을 짓는 과정에서 들어간 민간업자의 토지 매입비용 및 건축비 등 거품이 가격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경실련에 따르면 LH·SH·GH 3사가 3년 동안 임대주택 매입에 사용한 금액은 2021년 6조8650억원, 2022년 4조7285억원, 2023년 2조1447억원으로 모두 13조738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매입임대 구입 금액 중 서울과 경기 지역 주택 매입에 투입된 비용은 모두 9조2965억 원에 달했다.

이중 민간 건축 주택을 사전에 약정을 체결하고 준공 후 사들이는 '약정 매입' 방식이 2만2430가구로 7조7802억원(83.7％)을, 건설이 완료된 주택을 매입하는 '기존주택 매입' 방식이 6082가구로, 1조5163억원(16.3％)을 차지했다. 가구당 매입가격은 약정매입이 3억5000만원, 기축매입이 2억500만원이다.


LH의 경우 서울지역 매입임대주택을 구입하는데 약정매입 방식으로 2조1663억원을 들여 5354가구를 구입해 가구당 4억원을 지출했다. 반면 기축매입 방식의 경우 3547억원으로 1188가구를 매입해 가구당 3억원을 사용했다.

SH도 서울지역 주택의 약정매입에 2조5061억원으로 7411가구를 구매해 가구당 가격이 3억4000만원이지만, 기축매입 방식으로는 1249억원으로 527가구를 구입해 2억40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GH는 약정매입에 27억원으로 8가구를 사들여 가구당 3억4000만원을 지불했다. 같은 기간 기축매입은 2688억원으로 1103억원을 썼다. 가구당 2억4000만원을 사용했다.
"거품 낀 신축 매입약정 전면 중단해야" vs "안정적 물량 확보 위해 불가피"공실 발생으로 인한 매입임대주택의 세금 낭비 비용은 총 1조2372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3개 공기업 매입임대주택의 공실률은 2018년 이후 평균 2~3%를 기록했다. 경실련은 "거품 낀 토지가격과 부풀려진 공사비가 반영된 신축약정 매입 방식의 매입을 전면 중단하고 매입임대주택 매입 기준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LH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신축 매입약정 사업은 임대주택 공급을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LH 측은 "수요맞춤형 임대주택 공급을 위해 신축 매입약정 사업 추진은 불가피하다"며 "LH는 합리적으로 매입가격을 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축 매입약정은 도심지 내 임대주택을 확보하기 위해 LH가 사전 주문하는 방식"이라며 "매입임대주택 물량의 선제적·안정적 확보를 위해 LH는 정부정책에 따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