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오물풍선 재살포…與 "즉각 응징해야" vs 野 "치킨게임 멈춰라"

머니투데이

안재용 기자
차현아 기자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에 대응해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고, 이에 맞서 또 다시 9일 밤 또 다시 북한이 오물풍선을 날려보낸 것에 대해 여야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즉각적인 대응과 응징이 필요하다"고 밝힌 반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치킨게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북한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원칙있는 대응이 필요하다"며 "나약한 모습을 보였던 문재인 정부의 잘못을 답습해서는 안 된다. 즉각적 대응과 응징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안 의원은 "북한은 올해 들어 수십 번 도발을 이어가며 우리 반응을 살폈다"며 "한중일 정상회담까지 열리자 북한은 새로운 도발을 생각해낼 수밖에 없었을 것이며 그 방법은 오물을 풍선에 담아 보내는 아주 수준 낮은 방식이었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확성기 방송 등의 대북 심리전은 북한 체제를 흔드는 위협적인 수단"이라며 "장마당의 활성화, 인터넷의 발달, 북한 MZ 세대의 의식변화로 북한의 체제가 예전처럼 공고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남북 모두 패배자가 되는 유치한 치킨게임을 중단하라"며 "오물풍선에 대응한다고 (남북) 군사합의를 파기하고 확성기로 비방 방송하겠다는 남측의 태도는 너무 유치하지 않냐"고 밝혔다.

이 대표는 "유치한 것까진 좋은데, 북측의 교전 사격을 유발할 것 같다"며 "그럼 또 남측이 북측을 향해 10배 대응 사격을 하지 않겠냐. 그럼 북측이 더 큰 보복을 하지 않겠냐"라고 했다.

이 대표는 "결국 대북전단으로 시작된 게 국지전 또는 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며 "남북 당국이 과연 국민의 안전, 국가 공동체의 안전을 고려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서로 자중하고, 공존할 길을 찾아야 한다"며 "진정한 안보는 싸워서 이기는 게 아니라 싸울 필요가 없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물풍선 살포에 대응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는 여야 의견이 일치했다.

4성 장군 출신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통령실이 위치한) 용산에도 북한이 보낸 풍선이 떨어졌다는 얘기가 들리고 있다. (사실이라면) 대통령실의 울타리가 뚫렸으니까 경호 작전의 실패이고 작전의 실패"라며 "(오물풍선은) 바로 격추시켜야 하는 것이다. 1차, 2차로 (풍선이) 오면 빨리 매뉴얼을 만들고 대응 체계를 갖추고 요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데 지금 여기에는 손을 놓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북한의 오물 풍선이) 새로운 도발의 아주 강한 형태"라며 "생화학무기나 폭발물을 실을 수가 있고 또 앞으로는 대형 풍선에 동력 장치를 열 수도 있다. 새로운 도발의 형태이기 때문에 여기에 대해서는 집중적으로 (대응을) 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도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대위에서 "드론작전 사령부와 국방부는 드론으로 공중에서 오물풍선을 포획해 일정한 장소로 착륙시키는 전략 등을 신속히 마련해 달라"며 "현재 북한의 오물풍선 도발이 계속되고 있다. 무방비로 도발을 당하고 있다는 건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김 비대위원은 "현재 공중에서 그물을 발사해 적의 드론을 포획하는 기술도 실증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나라 영토에서 오물풍선을 격추할 경우 주민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 달라"고 했다.

한편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전날 밤부터 이날 아침까지 살포한 오물풍선이 310여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