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하게 해줄게" 바닥에 맥주 붓고 갑질한 공무원…구청장 고개 숙였다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지난 7일 대구 중구 한 치킨집을 찾은 일행 중 남성 한명이 바닥에 맥주를 버리는 듯한 모습. /사진=아프니까 사장이다 갈무리

대구 중구 소속 직원이 지역 내 한 치킨집에서 "장사 망하게 해주겠다" 등 갑질을 해 논란이 일자 구청장이 사과문을 올리고 사태 수습에 나섰다.

대구 중구청은 18일 구청 홈페이지에 구청장 명의로 '정중히 사과드립니다'라는 사과문을 게시했다.

사과문에서 구는 "맥주 사건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해당 업체 사장님과 주민 여러분, 그리고 이번 사건을 접한 많은 분께 사과 말씀드린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그 결과에 따른 모든 행정적 조치를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대구 중구청 홈페이지 갈무리

앞서 지난 13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대구 중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한다는 A씨 글이 올라왔다.

글에 따르면 지난 7일 중구청 직원 B씨를 포함한 일행 4명이 A씨 가게에 들렀다. 그런데 B씨 일행 중 한명은 맥주를 마시지 않고 바닥에 버렸다. A씨 아내가 버려진 맥주를 치우려고 하자 B씨 일행은 가게를 나갔다.

그런데 이들은 가게에 다시 돌아와 A씨 아내에게 "돈 주고 사 먹는데 우리가 바닥에 오줌을 쌌냐. 맥주 흘릴 수도 있지 먹튀를 했나"라며 화를 냈다.

또 "나 여기 구청 직원인데 동네 모르는 사람 없다. 내가 이런 가게는 처음 본다. 바로 장사 망하게 해주겠다" 등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고 한다.

A씨는 "맥주를 바닥에 일부러 붓고 아내에게 2명이 욕설과 협박을 하는 장면을 보니 그 순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저 자신이 너무 초라했고 아내에게 큰 상처를 준 것 같아서 너무 마음이 힘들다"고 토로했다.

구청 관계자는 "논란이 된 B씨가 구 소속 직원인 것을 확인했다"며 "대구시 차원에서 감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