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북, 포괄적 전략동반자 협정 맺는다…"푸틴, 협정 서명 명령"

[서울=뉴시스] 러시아를 방문 중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함께 보스토니치 우주기지 참관을 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3.09.14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최동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북한과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체결을 지시했다. 북·러가 동맹을 제외한 가장 높은 수준의 관계를 공식화한다는 의미다.

이날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대통령령으로 러시아와 북한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협정을 체결하자는 러시아 외무부의 제안을 수락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푸틴 대통령은 방북 일정 중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고,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서명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전날 푸틴 대통령의 방북 일정과 관련해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문서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이 문서가 체결된다면 현재의 세계 지정학적 상황과 러시아, 북한 양자 관계 수준을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 협정이 기존 북·러 간 조약 등을 대체할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새 협정이 군사기술 분야 협력을 포함하는지 여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크렘린궁은 "만약 협정이 체결된다면 향후 협력에 대한 전망이 제시될 것"이라며 "최근 몇 년간 국제 정치, 경제, 그리고 안보 문제 고려를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북한과의 관계를) 노력해왔다"고 밝혔다. 북한과의 군사적 협력 가능성에 대해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1박2일 평양 방문 주요 일정 / 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우샤코프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19일 공식 정상회담 직후 비공식 대화도 가질 예정"이라며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사안들이 논의될 예정이기 때문에 꽤 많은 시간이 할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밝히기 어려운 북·러 간 무기거래 등과 관련한 대화가 오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이날 1박 2일 일정으로 평양을 국빈 방문한다. 푸틴 대통령이 북한 땅을 밟는 건 지난 2000년 7월 이후 24년 만이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과 회담하고, 김일성 주석의 묘를 참배했다. 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만남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2019년 4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러 정상회담이 열렸고, 지난해 9월엔 김정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의 초대로 러시아 극동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방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