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만에 재현된 필리버스터 국회, 이번엔 언제 끝나나

머니투데이

안재용 기자
차현아 기자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방송 4법' 중 마지막 법안인 한국교육방송공사법(EBS법)이 통과되자 손뼉을 치고 있다. 이날 EBS법은 국민의힘 불참 속 재적 300인 중 재석 189인, 찬성 189인으로 통과됐다. 2024.7.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노란봉투법'과 '민생회복지원자금 25만원 지급법' 처리를 강행하고 국민의힘이 무제한 토론으로 대응하면서 국회가 이틀만에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 정국으로 되돌아갔다. 각 법안마다 최소한 24시간씩 진행되는 것을 고려하면 필리버스터는 3일 저녁까지 '2박3일'간 계속될 전망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민생회복지원자금 25만원 지급법(2024년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한 특별조치법)을 상정했다. 민주당 등 야당은 민생회복지원자금 25만원 지급법에 이어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합법 개정안) 처리도 강행할 전망이다.

민생회복지원자금 25만원 지원법은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가 직접 발의한 법안으로 전 국민에게 약 25만원의 지역사랑 상품권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이다. 노란봉투법은 노동조합의 쟁의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두 법 모두 민주당의 당론 법안이다.

여당은 해당 법안들에 대해 '포퓰리즘 법안'이라 비판하고 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란봉투법·민생회복지원자금 25만원 지급법과 관련 "국민을 얕잡아 보는 두 법을 저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민은 불법 파업 조장법과 현금 살포 포퓰리즘 법안이 옳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다"고 말했다.

민생회복지원자금 25만원 지급법이 상정되자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이 첫 번째로 필리버스터를 시작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3시 쯤 필리버스터 종결동의서를 제출했다. 24시간 뒤 필리버스터 종료를 위한 표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국회법에 따르면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서명으로 필리버스터의 종결동의를 의장에게 제출할 수 있다. 24시간 뒤 재적의원 무기명투표로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종료된다. 필리버스터가 끝나면 안건을 바로 표결해야 한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오는 2일 민생회복지원자금 25만원 지급법을 처리할 계획이다. 노란봉투법의 경우 민생회복지원자금 25만원 지급법 처리 직후 본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노란봉투법이 상정되면 해당 법안에 대해서도 필리버스터로 대응할 계획이다.

다만 민주당은 노란봉투법을 오는 3일 본회의에서 처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7월 임시국회 회기는 이날 오후 12시 종료되는데 국회법에 따르면 필리버스터는 국회 회기가 끝나면 자동 종료된다.

또한 이미 필리버스터를 진행한 안건에 대해 재차 필리버스터를 할 수는 없다. 노란봉투법이 8월 임시국회에서 재상정되면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로 대응할 수 없다는 뜻이다.

민주당 당 대표·최고위원 경선이 오는 3~4일 호남에서 진행되는 것도 3일 노란봉투법을 처리하지 않는 이유다. 민주당은 오는 3일 전북 익산, 4일 광주에서 당 대표·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전북 지역 순회 경선 및 합동연설회를 연다.

이 경우 민생회복지원자금 25만원 지급법과 노란봉투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는 2박3일간 진행 후 종료되며, 민주당 등 야권은 이후 8월 임시국회 회기 시작이 예정된 5일 노란봉투법을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