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농약' 숨진 할머니, 병원 가기 전 돈 찾아 가족에 전달

오리고기 농약 사건이 발생한 경북 봉화군 봉화읍 내성4리 경로당에 출입통제선이 설치돼 있다. /사진=뉴시스

경북 '봉화 농약 사건'으로 쓰러진 할머니 5명 중 숨진 한 할머니가 입원 전 돈을 찾아 가족에게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뉴시스에 따르면 이날 경북경찰청 수사전담팀은 "숨진 할머니 A(85)씨가 병원에 입원 전 은행을 방문해 재산 일부를 찾아 가족에게 전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가족에게 전달한 금액이 얼마인지는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18일 봉화군에서 시행하는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해 4시간 근무했다. 이후 인근 상가에서 지인들과 화투를 쳤고, 그 뒤 은행에 들러 돈을 찾아 가족에게 전달했다.

돈을 전달한 A씨는 속이 좋지 않다며 병원을 찾았다가 쓰러져 안동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던 중 지난달 30일 오전 7시쯤 사망했다.

A씨는 이번 사건의 피해 할머니 5명 중 가장 늦게 병원에 입원했고 경찰이 사건의 중요한 단서로 보고 있는 '커피'도 마시지 않은 주민이다.


A씨 위 세척액에서는 또 다른 피해 할머니 4명이 음독한 농약 성분 에토펜프록스와 터부포스 이외에 또 다른 살충제 2개, 살균제 1개 등 총 5개 성분이 검출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가족에게 돈을 전달한 사실은 있다"며 "하지만 그 금액이 눈에 띌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경찰은 '경로당 회원들 간 불화가 있었다'는 등의 일부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불화가 있었다는 주민도 있고 없었다는 주민들도 있다"며 "이 부분 또한 확인하고 있으며 이러한 진술이 있었다고 해도 이번 사건의 원인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고 했다.

또 "현재 여러 가지 진술이 있고 이 진술들을 확인하고 있다"며 "수사 중인 상태이기 때문에 자세한 것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초복인 지난달 15일 봉화군 봉화읍 내성4리 경로당 회원 41명이 오리고기 등으로 점심을 먹은 후 경로당으로 이동해 커피를 마신 60~80대 여성 4명이 심정지, 의식불명 등 중태에 빠졌다. 이어 3일 뒤 같은 증상으로 1명의 여성이 중태에 빠졌다. 이들 중 3명은 회복해 퇴원했고 나머지 1명은 의식불명 상태, 1명은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