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덜 전기요금에 뻘뻘 땀 흘리며 버텼다…8월 찍힌 고지서 얼마?

(수원=뉴스1) 이재명 기자 = 2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한전MCS 경기지사직할지점에서 관계자가 8월분 전기요금 고지서 발송 작업을 하고 있다. 2024.8.27/뉴스1

지난달 폭염이 이어지며 전력 사용량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가구당 평균 전기요금은 지난해 대비 7500원 증가하는 데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전기요금이 증가한 가구의 평균을 내면 1만7000원 증가했다.

주택용 전기 판매 수익은 늘었지만 한국전력공사의 재무 개선엔 실효성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주요국 대비 절반 수준으로 요금이 저렴한 탓이다.


9일 한전에 따르면 지난 8월 주택용 가구당 평균 사용량은 지난해 8월보다 9% 증가한 363kWh(킬로와트시), 전기요금은 13% 증가한 6만3610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8월 말까지 집계된 검침자료 기준으로 최종 사용량과 전기요금은 9월 말 확정될 예정이다.

한전 관계자는 "역대급 무더위 속에서도 전기 절약을 실천한 국민들의 노력으로 전기요금 증가가 우려했던 수준보단 제한적이었다"며 "지난해 8월 대비 전기요금이 증가한 가구는 76%(1922만 가구)이고 변동이 없는 가구는 1%, 오히려 요금이 감소한 가구도 23%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인 가구 증가 등 전기사용 환경과 패턴이 바뀌면서 전기요금 증가에도 편차가 크게 발생했다"며 "지난해 8월 대비 요금이 동일하거나 감소한 가구를 제외하고 전기요금이 증가한 가구에 한정해 평균 증가액은 약1만7000원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한전에 따르면 전체 가구 중 39%(973만 가구)가 1만원 미만, 28%(710만 가구)는 1만~3만원 미만으로 요금이 증가했다. 3만~5만원 증가한 가구는 5%(126만 가구), 5만~10만원이 증가한 가구는 3%(75만 가구)다. 10만원 이상 전기요금이 증가한 가구는 1%(38만 가구)로 집계됐다.

전기요금이 전년 수준이거나 줄어든 가구도 있었다. 1%(31만 가구)는 전년 동월 수준의 요금을 유지했다. 23%(569만 가구)는 요금이 줄었다.

한전의 지난달 주택용 전기 판매수익은 7월보다 38%(5933억원)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전기 판매 수익은 늘었지만 한전의 재무 악화 해소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사오는 전력도매가격(SMP)이 최근 높아지면서다.

오흥복 한전 기획부사장은 "전력 판매수익이 늘었지만 7~9월에 SMP가 상당히 높아지면서 경영 수지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SMP가 8월 150원 초반까지 오르면서 예상보다 도매 가격이 굉장히 높아져 재무개선에 큰 도움은 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전기요금이 주요국 대비 낮은 것도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배경 중 하나다. 한전은 지난달 주택용 가구당 평균 사용량(363kWh)을 기준으로 국가 간 전기요금을 비교하면 일본과 프랑스는 우리나라 요금의 2배 이상, 미국은 약 2.5배, 독일은 약 3배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전기요금 누진제를 포함한 제도 개편을 검토 중이다. 오 부사장은 "정부와 전기요금 인상 시기와 수준, 요금 제도 개편을 함께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