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예핑' 전도사 홈쇼핑 PD…"쇼핑하는 재미 만든다"

오지한 롯데홈쇼핑 PD /사진제공=롯데홈쇼핑

홈쇼핑 업계에 최근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상품 설명 뿐만 아니라 재미를 더한 이른바 '홈예핑(홈쇼핑+예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콘텐츠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오지한(32) PD는 롯데홈쇼핑의 홈예핑 콘텐츠를 책임지고 있다. 무(無) 스펙 전형인 '스펙태클 오디션'으로 입사한 그는 입사 기획안부터 홈예핑을 강조했고, 입사 때부터 지금까지 4년 동안 사내 홈예핑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심의가 없어 TV와 달리 표현이 자유로운 모바일 콘텐츠 제작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단순히 시청자 수나 실적을 봤을 때 모바일이 TV방송과 비교하긴 어렵다"며 "그러나 방송 심의가 까다로운 TV와 달리 별다른 규제가 없어 표현이 자유로워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점은 기회로 다가왔다"고 말했다.

그의 입봉작은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 '복군의 신상털기'다. 시청자들과 실시간 댓글로 소통하는 라이브 방송으로 이전까지 홈쇼핑에서는 볼 수 없었던 형식이다. 쇼호스트 역시 개그맨 출신 복현규를 영입해 납량특집, 노래방특집, OX퀴즈특집 등, 이색 콘텐츠로 진행했다. 1시간 최고 조회수 6500회, 1시간 최고 게시물 참여 수 6200회를 기록했다. 기존 모바일 방송보다 3배 더 많은 수치다.

첫 방송이었던 만큼 시행 착오도 겪었다. 특히 재미를 강조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제품 설명이 부실했다. 오지한 PD는 "실시간 채팅창을 보면 의외로 제품을 자세히 보여 달라는 요구가 많았다"며 "복군의 신상털기 방송 이후 고민이 많았다. 재미와 상품 설명 사이에 정도를 찾아야 하는 것이 홈쇼핑 PD의 딜레마"라고 말했다.


'쇼킹호스트'라는 방송을 통해 절충안을 찾았다. 쇼킹호스트는 '인터넷과 SNS의 유명 BJ들이 쇼호스트에 도전한다'는 콘셉트의 프로그램이다. 1부는 BJ의 개인 인터넷 방송, 2부는 BJ가 직접 홈쇼핑 스튜디오에서 쇼호스트에 도전하는 내용이다. 첫 번째 쇼킹호스트에는 아프리카TV에서 아재개그로 유명한 'BJ임다가 출연했다. 임다는 유튜브 구독자 19만명, 아프리카TV 구독자 10만명을 가지고 있다.

오지한 PD는 "기존 홈쇼핑 틀을 가져가면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실제 롯데홈쇼핑 모바일앱에서는 평소 모바일 방송의 2배 수준인 2000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고, 쇼킹호스트에서 판매한 'AS98 스니커즈'는 롯데홈쇼핑 모바일 방송 사상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의 목표는 홈쇼핑 모바일 방송이 '단순 재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쇼핑을 통해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본사에서 모바일 전용 파트를 신설하는 등 모바일 방송에 대한 관심이 크다. 앞으로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모바일 방송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