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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동 대공분실, 경찰→시민 품… 주역들 "기적"

[인터뷰]김학규 박종철기념사업회 이사, 김성환 민주화운동청년연합동지회장

머니투데이 최민지 기자 |입력 : 2018.06.13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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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 남영동 대공분실(현 경찰청 인권센터) 내 고(故) 박종철 열사가 숨진 조사실./사진=뉴스1
옛 남영동 대공분실(현 경찰청 인권센터) 내 고(故) 박종철 열사가 숨진 조사실./사진=뉴스1

"30년이 지나서야 종철이가 경찰에서 해방됐네요. 종철이가 고통받았던 그곳에 영정 사진을 두는 게 항상 마음 아팠어요." (김학규 박종철기념사업회 이사)

"국가가 국민을 고문할 수 있는 정치 체제로 돌아가지 못하게 하는 역할을 인권기념관이 할 수 있을 겁니다." (김성환 민주화운동청년연합동지회장)

과거 군사독재 시절 박종철 열사 등 수많은 민주화 인사를 고문했던 장소인 구(舊) 남영동 대공분실(현 경찰청 인권센터)이 민간의 손에 맡겨진다. 관리 주체가 경찰청에서 시민단체로 바뀐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6·10 민주항쟁 31주년 기념식’에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대독한 기념사를 통해 "민주주의자 김근태 의장이 고문당하고 박종철 열사가 희생된 이곳에 민주인권기념관을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행정안전부는 내년 초까지 경찰청으로부터 남영동 대공분실 관리권을 이관받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를 중심으로 한 시민사회에 관리를 위탁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시민사회의 꾸준한 노력 덕분이다. 국가 폭력의 상징이었던 남영동 대공분실은 2005년 노무현 정부 들어 과거사 청산 차원에서 경찰청 인권센터로 변모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운영권이 완전히 시민단체로 이양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지난해 말 영화 '1987' 흥행 이후 이런 주장에 힘이 실렸다. 인권센터 앞에는 시민들의 1인 시위가 줄을 이었다.

김학규 박종철기념사업회 이사는 올 1월 청와대 게시판에 청원 글을 올리며 논의에 불을 붙였다. 김성환 민주화운동청년연합동지회장은 2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남영동 대공분실 인권기념관추진위원회'(인권기념관추진위)의 장을 맡아 정부와 논의를 이끌었다. 두 주역의 소회를 들었다.

김학규 박종철기념사업회 이사. /사진=최민지 기자
김학규 박종철기념사업회 이사. /사진=최민지 기자

김학규 이사는 "이 모든 일이 아직도 기적 같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경찰은 오래된 대공분실을 흔적도 없이 철거하는 등 민주화 운동을 탄압한 과거를 지우기에 급급했다"며 "서빙고동 대공분실도 완전히 철거됐고 그 자리를 기록한 동판 하나만 남아있다"고 말했다.

경찰청 인권센터 4층에 박종철 열사가 고문 당했던 509호의 모습이 아직 남아있다는 것부터 기적이란 얘기다. 김 이사는 "2000년쯤 경찰들이 리모델링 하면서 철거하려 했을 때 종철이 부친께서 극구 반대해 겨우 역사적 현장을 보존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김 이사는 경찰이 남영동 대공분실을 인권센터로 바꾼 뒤에도 역사를 은폐·왜곡하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인권센터 일부 공간에 박근혜 전 대통령 등이 임명한 경찰 고위 간부들의 임명장이 전시돼 있는 것을 지적했다. 김 이사는 "국가 폭력을 반성하기보다 경찰의 인권 친화적 면모를 홍보하기 위한 공간에 불과했다"며 "대표적으로 경찰은 센터를 방문한 관람객들에게 좁은 나선형 계단을 소방용 계단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는데 실은 이 계단은 당시 피고문자들이 방향감각을 느낄 수 없도록 고안된 것이었다"고 말했다.

김성환 민주화운동청년연합동지회장. /사진제공=김성환
김성환 민주화운동청년연합동지회장. /사진제공=김성환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민기사)를 중심으로 한 시민단체가 이곳을 관리하기로 결정하는데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올 3월까지 권한을 시민단체에 이양하겠다는 목표를 밝혔지만 차일피일 미뤄졌다. 활동가들은 또다시 경찰청 앞에서 시위를 벌여야 했다.

이양 방안 논의 중 민기사가 현 인권센터 부지에 4·19 혁명부터 1987년 6월 항쟁, 2016년 촛불집회를 아우르는 민주화운동기념관을 세운다는 목표를 밝히면서 인권기념관추진위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김성환 회장은 "남영동 대공분실은 고문실이 있던 건물 하나만을 이르는 게 아니다"며 "영화 '1987'에서 박처장(실존 인물 박처원 전 치안감을 모델로 한 등장인물, 배우 김윤식 분)이 테니스를 쳤던 공간, 육중한 철문과 철조망으로 경계선이 그려진 부지 전체가 역사적 의미를 갖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현재의 건물을 허물고 새로운 시설을 짓는 것은 역사적 의미를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 회장은 "건물(관리권한)만 넘어오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며 "국가폭력이 자행됐던 이곳을 인권기념관으로 잘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박종철을 비롯한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당했던 사람들, 고문했던 사람들, 그리고 건물 곳곳이 1980년대 당시 어떻게 활용됐는지 등을 심도 있게 연구해 복원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진상 조사 발표를 통해 억울한 죽음에 관여했던 검찰 관계자의 처벌도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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