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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잃어버린 세상 모든 어머니께 바칩니다"

[피플]시집 펴낸 건설업체 한라 신현복 이사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입력 : 2017.05.18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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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복 한라 홍보팀 이사(53)는 2005년 등단한 시인으로, 2009년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첫 시집 '동미집'을 출간했다. 최근 출간한 두 번째 시집 '호수의 중심'이 잔잔한<br />
반향을 일으켜 2쇄를 찍었다. /사진=김지훈 기자
신현복 한라 홍보팀 이사(53)는 2005년 등단한 시인으로, 2009년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첫 시집 '동미집'을 출간했다. 최근 출간한 두 번째 시집 '호수의 중심'이 잔잔한
반향을 일으켜 2쇄를 찍었다. /사진=김지훈 기자
"시골에 계신 어머니께 책 한 권 바치고 싶었어요. 그런 마음에 시를 배워 첫 시집을 냈고, 여동생들이 오빠가 쓴 시를 어머니께 읽어드렸지요. 어머니는 글을 읽을 줄 모르셨지만 제 시집을 좋아하셨어요."

중견 건설업체 한라의 홍보팀 신현복 이사(53·사진)는 시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이렇게 말했다. 2009년 출간한 첫 시집 '동미집'에는 모친인 고 윤명순씨(1936~2014)에 대한 그리움이 절절히 담겼다.

"제가 초등학교를 졸업하던 해에 아버지가 중풍으로 쓰러지셨어요. 우리집은 농사지을 땅도 거의 없었고 어머니가 바닷가에 나가 게나 바지락 등을 구해 우리들을 키웠습니다.

그의 말투는 담담하지만, 시는 '울음'에 휩싸였다. 시 동미집에는 '5남 3녀가 울음보를 간신히 틀어막으면, 엄마가 울었네…'라는 구절이 등장한다.

그는 시집 서문에 '윤명순씨, 정말로 사랑합니다'라고 적었다. 자기 이름은 잊힌 채 그저 어머니라고만 불리는 이 땅의 모든 어머니들을 위한 책이라고 했다.
신현복 한라 홍보팀 이사의 첫 시집인 '동미집'(왼쪽)과 신간 '호수의 중심'.
신현복 한라 홍보팀 이사의 첫 시집인 '동미집'(왼쪽)과 신간 '호수의 중심'.

충남 당진 출신인 신 이사는 2005년 '문학·선' 하반기호를 통해 등단했다. 경영학과 출신으로 문학을 정식으로 배우지는 않았지만 동호회 활동을 통해 틈틈이 시를 공부했다.

지난 12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한라그롭 사옥에서 그를 만났다. 최근 '호수의 중심'이라는 두 번째 시집을 출간했고 뜻밖의(?) 호응으로 2쇄를 찍었다.

"첫 번째 시집의 무대는 마을(洞)의 끝(尾)에 있는 유년의 집을 다뤘습니다. 두 번째 시집은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는 줄었고 대신 나와 자식들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해요. 하지만 그 바탕에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있습니다."

그는 시를 '지금까지 살아온 경험치'로 쓴다고 말한다. 마음 속 간직해온 그리움과 함께 주변 사람들과 만나며 느낀 단상, 삶의 자세 등을 두 번째 시집에 담았다고 했다.

시 호수의 중심에는 '호수는 중심을 고집하지 않는다. 동서남북의 가운데가 중심이라고 주장하지도 않고, 가장 수심 깊은 곳이 중심이라고도 주장하지 않는다.'는 구절이 나온다.

신현복 한라 홍보팀 이사(53)가 최근 두 번째 시집 '호수의 중심'을 출간했다. 시집은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주변 사람들과 만나며 느낀 단상, 삶의 자세 등이 실렸다. /사진=김지훈 기자
신현복 한라 홍보팀 이사(53)가 최근 두 번째 시집 '호수의 중심'을 출간했다. 시집은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주변 사람들과 만나며 느낀 단상, 삶의 자세 등이 실렸다. /사진=김지훈 기자
신 이사는 "중심이라고 부를 만한 곳이 마땅히 없는 호수처럼, 직장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주연과 조연이 정해져 있지 않다는 생각을 담았다"고 말했다.

문단은 그의 시에 대해 대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서 그 속에서 순수성을 발견하는 '견자'로서의 모습을 갖췄다고 평했다.

바쁜 일상 틈틈이 하는 시 창작은 새로운 활력으로 다가온다.

"저 자신이 시인이라는 생각을 해 본적은 없어요. 일상 속에서 발견하는 것들에 대한 단상을 시 한 편으로 풀어내 볼 뿐이지요. 만족스런 시를 한 편 창작하면 근무를 할 때도 좋은 기분이 들고 업무도 긍정적 영향을 받는 것 같습니다."

직장인의 시작(詩作) 비결은 메모에 있었다. 신 이사는 "지하철을 많이 타고 다닌다"며 "스치는 풍경이나 대화를 스마트폰 앱(애플리케이션)에 메모하면서 나중에 창작을 할 때 도움을 받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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