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머니투데이 트위터
통합검색

오늘의 증시

오늘의 증시
코스피 코스닥 원/달러
2156.26 740.48 1132.10
보합 7.95 보합 9.14 ▼3.1
메디슈머 배너 (7/6~) 조 변호사의 가정상담소 (10/18)
블록체인 가상화폐

"첫 SF, 첫 소설…내가 알고 있는 것 버려야 했죠"

[인터뷰]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가작 수상자 김혜진씨

머니투데이 구유나 기자 |입력 : 2017.12.14 09:30
폰트크기
기사공유
지난달 17일 서울 종로구 머니투데이 본사에서 만난 김혜진씨. /사진=구유나 기자
지난달 17일 서울 종로구 머니투데이 본사에서 만난 김혜진씨. /사진=구유나 기자

'더는 견딜 수 없다'고 느낄 때 선물처럼 다가오는 순간이 있다. 작가는 10여 년 동안 연극 외길을 걷다가 소설, 그중에서도 가장 생소한 장르인 SF(공상과학소설)에 다다랐다. 그는 마흔을 앞두고 큰 선물을 받았다며 아이처럼 기뻐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머니투데이 본사에서 SF 'TRS가 돌보고 있습니다'로 제2회 머니투데이 과학문학상 중단편 가작을 수상한 김혜진(38)씨를 만났다.

김씨는 성균관대에서 불문학을 전공했다. 대학로를 오가다 보니 연극은 자연스레 일상이 됐다. 대학 때 친구들과 극단을 만들어 활동하며 극작가라는 꿈을 키웠다. 졸업 후에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서 좀 더 전문적인 연극 공부를 했다.

김씨에게 희곡은 일기 같은 것이었다. 극단에서 잡일을 할 때도, 2011년 '플랫폼 문화비평상'에 당선돼 비평가로 활동할 때도, 대안학교에서 강사 아르바이트를 할 때도 늘 작품을 썼다. 하지만 작품은 서랍 속에서 좀처럼 빛을 보지 못했다.

"30대에 접어든 후로 아르바이트 구하기도 쉽지 않았어요. 빵집, 옷가게…. 닥치는대로 지원서를 냈지만 다 떨어졌어요. 그래서 한 달 동안 집에만 있었던 적도 있었죠. 밖에 나가면 다 돈이니까요. (웃음) 그렇게 힘들고 버거운 30대가 지나간 것 같아요."

2013년에는 인천아트플랫폼에 입주해 '마지막 짜지앙미엔(짜장면)'이라는 작품을 써서 무대에 올렸다. 직장도, 애인도 잃고 힘들고 가난한 상황에 놓인 한 여자가 귀신을 만나 춤을 춘다는 내용이었다. 작가와도 닮은, 애정이 가는 작품이었지만 돌아온 건 '난해하다'는 뼈아픈 평이었다. 작가 지망생끼리 하는 합평회 때 작품도 내지 못할 정도로 자신감이 떨어졌다.

"제가 힘든 시간을 보내다 보니 다른 사람은 어떤 고통을 갖고 있는지 궁금해졌어요. 모 라디오 방송에서 신부님이 상담을 해주는 코너가 있는데요, 거기에 상상하기 힘들 만큼 어려운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이야기를 들으면서 스스로 힘을 내기도 하고 인상 깊었던 사연은 짧게 메모해놨어요. 그중 하나가 식물인간이 된 어머니를 돌보는 자식의 내용이었죠."

그렇게 희곡 'TRS가 돌보고 있습니다'를 썼다. 간병 로봇인 TRS가 10년째 의식없이 병원에 누워있는 어머니를 돌보는 '성한'이 자살을 결심하자 그를 지키기 위해 어머니의 생명유지장치의 전원을 끈다는 내용이다. 문제적 작품이지만 당대에서는 금기시된 종교와 윤리의 문제를 노련한 문체로 전한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여태껏 습작을 제외하고 정식으로 소설을 써본 적은 없었지만, 공모전에 출품하기 위해 작품을 고쳤다. 김씨는 "(희곡을 소설로 옮기는 과정에서) 뭔가 앞으로 뻥 뚫리는 느낌을 받았다"며 "소설을 완성하고 나서 수상 여부와 상관없이 너무나 벅찼다"고 말했다.

"저에게는 (이번 수상이) 용기를 낼 수 있는 큰 전환점이 됐어요. 제가 알고 있는 것을 버려야 앞으로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차기작으로도 로봇이 등장하는 SF를 준비 중이에요."

구유나
구유나 yunak@mt.co.kr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국제부/티타임즈 구유나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0%
  • 0%


오늘의 주요뉴스




베스트클릭

실시간 급상승

10.0초

5분간 수집된 조회수 기준

오늘의 운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