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합병으로 1~2개 대형 중심으로 개편해야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국내은행간 합병으로 국내 은행산업을 대형은행 1-2개 중심으로 재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서민금융 활성화를 위해 은행과 여신전문금융회사가 '소비자금융'이란 이름으로 소액대출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금융연구원과 자본시장연구원, 보험연구원 등 3개 연구원은 7일 이같은 내용의 '금융선진화를 위한 비전 및 정책과제'(이하 '비전)를 마련, 발표했다.

'비전' 작업은 금융위원회의 의뢰로 이뤄졌으며 금융위는 비전에 담김 정책 과제들을 중심으로 정책화 여부와 세부추진방안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비전'은 특히 국내 은행산업의 대형화를 제안했다. 규모가 영세하고 글로벌화가 더뎌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개편 방향으로는 1-2개의 글로벌 대형은행과 3-4개의 내수형 중형은행, 다수의 지역은행 그룹을 제시했다. 은행간 합병으로 최소한 '빅2' 체제로 은행권을 재편하자는 취지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금융지주의 조기 민영화도 주문했다.

또 서민금융 활성화를 위해 은행이 자회사를 만들어 저신용층을 상대로 소비자금융을 수행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신용카드사와 캐피탈사 등도 '종합여신금융회사'로 변모시켜 소비자금융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기존에 서민금융을 담당해온 저축은행의 경우 도매금융 성격의 거액 여신이 줄어들고 상호금융회사는 1 기초단체당 1조합의 원칙에 맞춰 합병을 추진토록 했다.

'비전'은 이와함께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고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차원에서 종합금융자문서비스 제공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연금형 상품에 대한 현행 세제지원 제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당부도 곁들였다.

손상호 금융연구원 부원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규제 개편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감독 규제 강화 등에만 주력할 경우 금융 산업 육성 기회를 놓칠 우려가 있다"며 "위기 과정에서 선진국 금융이 다소 위축되는 현 상황을 오히려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전'은 정책 목표를 '아시아의 금융리더 도약'으로 정하고 비전 달성을 위한 정책 방향으로 △금융시스템 안정화 △금융인프라 선진화 △금융의 글로벌화 △금융산업의 경쟁력 제고 △금융시장 효율화 등을 제시했다.

금융시스템 차원에선 건전성 규제 감독과 외환부문 건전성 감독을 강화하고 가계대출 관리 노력을 강화해한다고 주문했다. 또 예금보험제도를 개편하고 권역별 감독체계를 기능별 감독체계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