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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님들 종교가 뭐기에···오일머니 수십억弗 날렸다

여야 합의한 이슬람채권 과세특례, 일부 의원 반대로 막판 무산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입력 : 2010.12.09 07:31|조회 : 8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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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권은 금융위기 이후 자금 공급원으로 부상했다. 금융위기에 타격을 덜 받은데다 고유가로 오일머니가 더욱 풍부해졌다. 미국, 영국, 싱가포르 등 각국이 이 돈을 끌어가기에 혈안이다. 심지어 유태계인 골드만삭스가 GE캐피탈의 이슬람채권 발행에 주관사로 나서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문제는 이슬람 머니를 쓰려면 그들의 독특한 금융 관행을 인정해야 한다. 이슬람인들은 '수쿠크'라고 불리는 이슬람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운용한다. 수쿠크는 채권이지만 이자를 금지하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리스료, 부동산 임대료 등의 형식으로 수익을 올린다. 따라서 A라는 한국 항공회사가 이슬람 국가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할 때 이슬람 투자자에게 이자를 직접 지급할 수 없다. 대신 항공사가 특수목적법인(SPV)을 설립해 항공기, 부동산 등 자산의 소유권을 이전받는 형식으로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한다. 항공사가 만든 SPV는 이 자산을 자신이나 제3자에게 대여해 리스료, 임대료를 받아 이를 이슬람 투자자에게 전달한다.

이같은 자산이전 과정에서 이 항공사와 SPV에 양도세, 취득세, 등록세 등이 부과 된다. 이 경우 차입 금리에다 세금까지 부과되는 만큼 자금조달 금리가 높아져 사실상 채권 발행이 불가능해 진다. 안수현 한국외대 교수(경제학)에 따르면 이슬람 자금에 세금을 면제해 주지 않을 경우 금리가 1.5~3.4%포인트 올라간다.

이슬람 머니를 끌어오기 희망했던 우리 정부는 수쿠크 비과세를 위한 개정안을 내놓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급격한 자본 유출입으로 골치를 앓았던 정부는 영미계의 단기자본에 비해 투기성이 덜한 이슬람 금융시장을 새로운 자금조달처로 삼아 외화 도입선을 다변화하겠다는 의도였다. 원전, 플랜트 수출을 위해 중동 국가와의 경제협력 강화 등 현실적인 필요성도 있었다. 기획재정부는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이슬람채권 발행을 위한 조세제도 개선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했다. 핵심은 수쿠크에 부과해 온 양도세, 부가가치세, 법인세 등을 과세하지 않는 것이다.

정부는 예상치 못한 장애에 부닥쳤다. 일부 의원들이 "수쿠크 발행 수익이 테러자금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다”며 제동을 걸었다. 정부 개정안은 1년이 넘도록 통과되지 못했다 그러다가 지난 3일 간신히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 여야가 수쿠크 비과세안에 합의하면서 통과 직전까지 갔다. 하지만 지난 7일 김성조 기재위원장이 직권으로 상정을 보류했다. 법안 통과가 무산된 배경에는 종교적인 이유가 첫손에 꼽힌다. 특히 기독교 신자인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이 반대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 등이 부정적인 의사를 강력하게 표시하면서 김 위원장 역시 처리를 강행할 수 없었다는 게 기재위 소속 의원들과 정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같은 당 소속 나성린 의원은 "종교적인 이유로 법 통과를 막는다면 경제정책을 어떻게 펴냐"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이 같은 비판에 재반박했다. 그는 "일부에서 (나의) 수쿠크 반대 배경을 종교적인 편향성을 이유로 드는데 사실과 다르다. 조세소위나 재정위에서 심사할 때 종교적인 부분이 쟁점이 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자를 받지 않는 수쿠크를 채권으로 볼 수 없으므로 임대료, 배당 등 모든 수익에 대해 세금을 면제하는 것은 과도한 특혜이며, 이자수취를 금지하는 종교적 제약을 인정하는 것은 자본주의를 표방하는 헌법을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의원의 종교적 성향이 전혀 개입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이 의원은 "수쿠크 발행을 통해 얻은 수익의 2.5%를 이슬람교 포교단체에 주도록 돼 있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또 "이번에 자본 유입 규제에 관한 법안이 많았는데 굳이 이슬람에 대해서만 규제를 열어주는 것은 형평성에 위배 된다"며 "영국이 관련법을 개정했지만 문화적 인종적 측면의 고려를 해야 했다는 이견도 나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개선안을 제출했던 정부는 물론 기업, 증권사 등 시장 관계자들도 국회의 반대에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자본 유입 규제는 투기적인 핫머니의 유출입을 막자는 것이 주 목적”이라며 “이번 개선안은 중동 관련 프로젝트의 자금조달을 하거나 향후 돈줄이 막혔을 때 외화 공급원이 될 수 있는 수단을 갖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테러에 민감한 미국, 영국 등과 같은 기독교계 국가들도 이슬람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며 “이슬람의 포교활동과 외화 조달 문제를 연관시켜 문제 삼는 곳은 없다”고 지적했다.

법안 통과가 무산되면서 정부는 속을 태우고 있다. 당장 오는 9~12일 이뤄지는 이명박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순방 때 이슬람 국가인 이들과의 경제협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을 우려했다.

그동안 국내 항공사 1곳과 정유사 2곳이 각각 3-5억불 가량의 이슬람채권을 발행하고자 했으나 법 개정안이 늦어지면서 대략 10-15억 달러의 자금조달이 차질을 빚은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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