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화된 '대안거래소', 어떤 모습?

금융당국이 대체거래시스템(ATS)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힘에 따라 '대안 거래소' 도입이 가시화되고 있다.

거래소 간의 경쟁체제 구축을 통해 거래비용을 낮추고 효율적인 유통시장을 만드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시장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입장에서는 다가오는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긴장의 끈을 다잡는 분위기다.


△ ATS 누가 설립할까= 금융당국은 ATS를 금융투자업 인가가 필요한 '업'으로 규정해 자본시장에서 '공인된' 금융기업의 참여를 유도할 방침이다.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 자산운용사 선물사 등등이 ATS 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대형증권사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ATS를 개설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실례로 유럽시장을 13% 이상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차이엑스(Chi-X)는 최대주주가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 씨티그룹 등 유명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다.

물론 대형증권사가 독자적으로 ATS를 개설하거나 IT업체가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아 ATS 시장에 뛰어드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제도도입 과정에서 ATS 업자가 일정한 자격요건을 갖추도록 금융당국이 규제할 가능성이 높아 독자 설립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경우 거래소 설립자본금 규제가 10억엔 수준이고 ATS 설립자본금 기준은 3억엔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의 경우 자본시장법상 독점기관으로 별도의 설립조건에 대한 기준은 없는 상황이다.

△"거래비용 낮아질 것"= ATS 도입에 따른 효과로 가장 주목받는 것은 거래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ATS들이 혁신적인 IT시스템을 도입, 체결 속도는 높아지고 수수료는 낮아질 것으로 증권업계에서는 전망했다.

런던거래소의 경우 체결속도가 6밀리세컨드 수준이지만 차이엑스는 경우 1.4밀리세컨드에 불과하다는 조사보고서도 있다.(2008년) 또 한국거래소는 증권사로부터 0.003%의 거래수수료를 받고 있지만 ATS가 도입되면 보다 다양한 수수료 체계가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ATS의 경우 규제나 상장 기능 등은 거래소에서 맡기고 트레이딩만 전담하기 때문에 보다 효율적이 서비스가 가능하다"며 "틱(거래 단위) 사이즈를 작게 하거나 호가 스프레드가 더 촘촘해지는 등 다양한 서비스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ATS는 이같은 거래 효율성을 바탕으로 빠른 속도로 기존 거래소 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 ATS가 이미 보편화돼 있는 미국은 ATS 주식거래 비중이 42%에 달하고, 유럽연합(EU)도 30% 가량을 차지한다. 일본도 최근 차이엑스 재팬(Chi-X Japan)이 설립, ATS가 새롭게 도입됐다.

△ 거래소"대응책 고심중 "= 차이엑스의 경우 직원이 26명이 불과하다. 그만큼 효율성이 높다. 규제기능이나 상장 기능 등을 기존 거래소에서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구조다. '프리 라이딩'(무임승차)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그러나 일정부분 무임승차가 발생하더라도 자본시장의 인프라 효율성을 촉진하기 위해 개혁이 필요하며 유통시장 기능간 경쟁을 활성화하기 위해 ATS 도입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무임승차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경쟁을 통해 시장 효율성을 제고한다는 입장인 그런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거래소도 설비투자를 통해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하고 보다 효과적인 서비스 제공을 통해 경쟁력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