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넓은 세상을 디자인하라" 국제기구 진출 봇물

# 오전 6시 알람소리를 듣자마자 번쩍 눈을 떴다. 멜버른, 쿠웨이트 시티, 베이징, 워싱턴DC를 연결하는 콘퍼런스콜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해외 4개 도시를 한꺼번에 연결하기 위해서는 어느 한 도시가 희생을 해야 한다. 회원국들 입장을 존중해야 하는 국제통화기금(IMF)은 항상 가장 열악한 시간대를 선택한다. 콘퍼런스 콜에서는 조만간 열릴 국제회의 의제를 조율하는 등 글로벌 이슈들을 다룬다. (박준규 IMF 자본시장국 과장)

# IMF에 근무하는 장점은 무엇보다 국제사회를 위해 직접적으로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다는 거다. 그리고 많은 국가들을 다니며 여러 가지를 보고 체험하면서 국제적 감각을 익힐 수 있다. (이일형 IMF 이코노미스트)


# 세계은행(WB)이나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세계 각국에서 뽑혀온 뛰어난 전문가들이 서로 협조하고 일하면서도 늘 치열한 경쟁을 통해 발전을 도모하는 특이한 환경을 갖고 있다. 지구촌 일꾼으로 사명감을 갖고 인류가 더 나은 삶을 마련하는데 봉사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근무할 수 있디. (안순훈 전 WB 인사전문가)

# 국제기구에 관심이 있다면 영어 공부를 꾸준히 하길 바란다. 기회가 된다면 제 2외국어도 공부하기 바란다. 회의가 많고 토론을 많이 하는 국제기구 근무 환경에서 말을 못하면 아무리 뛰어난 아이디어가 있어도 빛을 발하기 어렵다. (류지연 국제금융공사(IFC) 프로그램 오피서)

# 첫째도 영어, 둘째도 영어, 셋째도 영어다. 독해 실력뿐만 아니라 듣기, 쓰기, 말하기도 중요하다. (최경애 아시아개발은행 이코노미스트)


국제기구에 진출한 선배들의 경험담이자 조언이다. 그동안 국제금융기구 진출은 언어장벽, 정보부족 등 여러 사정으로 재정적 기여에 비해 미흡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 후 많은 국내 젊은 인재들이 국제기구 취업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정부도 최근 국제금융기구 공동채용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채용 정보 제공을 강화하고 있다. 재정부는 홈페이지 내에 별도로 국제금융기구 취업 안내 사이트를 마련했다.

특히 재정부는 최근 국제금융기구에 특화된 채용 정보를 담은 '더 넓은 세상을 디자인하는 즐거움 국제금융기구'를 발간하는 등 더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지원이 확대되면서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채용설명회에서는 한국인 14명이 WB 정규직으로 채용됐다. 별도로 진행된 공개채용에서도 IMF에 3명, WB와 ADB에 각각 1명이 들어갔다.

재정부 관계자는 "서울 G20 정상회의 성공적 개최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비약적으로 제고시켰다"며 "이러한 모멘텀을 놓치지 말고 많은 인재들을 국제기구에 진출시켜 실질적 성과를 거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허경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도 "세계화 진전으로 국제기구의 기능 및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며 "국제기구 진출은 국익증진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기구 진출은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앞으로 많은 젊은이들이 국제기구에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