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 공격 대상 투표로 정한다..다음 타깃은?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어나니머스의 '환경권 행사' 투표 결과 독일 제약회사 바이엘이 공격 대상 1위로 꼽혔다.

↑어나니머스는 최근 '환경권 행사'(오퍼레이션 그린라이츠)라는 '작전'을 수행하면서 공격 대상을 정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투표를 실시해 왔다.

국제적 해커집단들이 해킹 공격 목표물을 정하는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무작위적으로 각 기관 사이트를 침입하거나 정치·사회적 사건과 관련된 보복성 공격에 나서는데 이어 이번에는 사이버 상에서 투표를 벌여 공격 대상을 정하고 있는 것.

소니 등을 공격하며 유명세를 얻은 해커집단 어나니머스는 최근 '환경권 행사'(오퍼레이션 그린라이츠)라는 '작전'을 수행하면서 공격 대상을 정하기 위해 지난달부터 투표를 실시해 왔다.

지난 22일 마감한 투표 결과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목표물로 꼽혔다. 1위는 46%의 득표율을 얻은 독일 제약·화학회사 바이엘. 해커들은 이 회사가 만들어 파는 약품과 화학품이 환경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본 것이다.

↑어나니머스의 '환경권 행사' 투표 결과 독일 제약회사 바이엘이 공격 대상 1위로 꼽혔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를 일으킨 도쿄전력은 22%로 2위에 꼽혔다. 이어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고를 일으킨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과 각종 산업재해에 관련된 다우케미컬이 3~4위에 꼽혔다.

문제는 투표가 끝나고 곧바로 1위에 뽑힌 바이엘이 실제 해킹 공격을 당한 것. 어나니머스는 트위터를 통해 바이엘 이탈리아 웹사이트가 다운됐다고 밝혔고 바이엘도 이탈리아 웹사이트에 불법적인 방해가 있었다고 확인했다.

바이엘측은 지난 24일부터 이 사이트의 트래픽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또 어나니머스의 해킹 공격을 불법적 영업 방해 행위로 규정, 조사를 진행 중이다.

아울러 어나니머스의 다음 공격 대상이 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는 도쿄전력의 한 관계자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어나니머스의 표적이 된 것은 알고 있지만 대책을 세우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어나니머스는 플레이스테이션3를 해킹한 미국의 천재 해커 조지 호츠를 고소했다는 이유로 지난 4월 소니를 해킹 공격한 바 있다.

한편 조지 호츠는 최근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채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