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끓는 정치권 "한일관계 재검토해야"

정부의 입국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일본 자민당 의원들이 방한(訪韓)을 강행하자 정치권이 들끓고 있다. 여·야는 "입국이 저지될 게 뻔한데도 독도 영유권 문제를 이슈화시키려는 정치적 꼼수"라며 일본 의원단을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김기현 한나라당 대변인은 31일 논평을 내고 "일본 의원들은 한일관계를 고려한 우리 정부의 외교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끝내 한국 방문을 강행, 독도를 영토분쟁의 장으로 끌어들이려는 시커먼 속내를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이는 명백한 영토 침략행위일 뿐 아니라 지난 역사의 과오를 되풀이하는 전근대적 발상"이라며 "독도가 대한민국 고유의 영토라는 점은 역사가 입증해 주고 있는 만큼 일본이 제 아무리 우겨도 그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의원의 이런 망동은 영토제국주의의 부활을 꿈꾸는 반(反)역사적 행동으로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차제에 일본과의 외교관계를 포함한 대일관계를 신중하고 단호하게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목소리로 일본 의원단을 규탄했다. 손학규 대표는 "일본의 일부 몰지각한 의원들 때문에 한일관계가 악화되면 안 된다"며 "일본 의원들이 국제적 소란을 일으키려는 의도를 정확히 알고 있는 만큼 단호하고 의연하게 대처 하겠다"고 경고했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소란을 일으켜 문제를 키우려는 못된 정치꾼의 행태"라며 "국제문제를 두고 이렇게 불장난 식으로 나오는 일본 의원들에게 실망했고, 이를 수수방관하는 자민당도 유감스럽다"고 비난했다.

조배숙 최고위원도 "독도를 국제 분쟁지역으로 만들려는 노이즈 마케팅"이라며 "언론의 주목을 받아 자신의 개인적인 정치수명을 연장하려는 꼼수"라고 맹비난했다.

김영춘 최고위원은 이재오 특임장관의 울릉도·독도 체류와 관련, "인천공항으로 달려갈 일이지 왜 울릉도에서 며칠씩 있는지 알 수 없다"며 "특임장관이 그렇게 한가한 직책이냐"고 질타했다. 이 장관은 일본 의원단의 방한에 대비해 지난달 31일부터 울릉도·독도 방문 일정에 돌입했다.

국회 독도영토수호대책특별위원장인 강창일 의원은 성명을 내고 "일본은 울릉도를 방문하겠다는 해괴망측한 작태를 중단하고 일본제국주의의 잘못된 과거사를 진심으로 반성하라"며 "일본 정부는 의원들이 망언과 망동을 중지하도록 촉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신도 요시타카, 이나마 도모미 중의원 의원, 사토 마사히사 참의원 등 일본 자민당 의원 3명은 이날 오전 8시55분 쯤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 김포공항에 도착했으나 입국 금지 처분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