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포스코, 한국 정부보다 '부도리스크' 낮다

한국정부보다 기업이 더 안전하다?

기업은 정부나 은행보다 채권 금리가 높은 게 통례다. 정부가 보증한 채권은 일개 기업의 채권보다 신뢰도가 더 높다. 하지만 글로벌 신용 경색이 정부 섹터에서 시작돼 은행 섹터로 번지면서 이 같은 신뢰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채권의 부도리스크를 보여주는 CDS(신용부도위험)프리미엄 거래에서 정부나 은행보다 대기업이 더 낮은 비용을 치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에서 대기업 채권이 국채나 은행채에 비해 더 안전하다고 보는 것이다.

27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삼성이 발행한 5년물 회사채 CDS프리미엄은 147.335bp(1.47335%p), 포스코의 CDS프리미엄은 193.885bp(1.93885%p)로 나타났다.(bp=0.01%p)

반면 국민은행은 213.33bp수준의 CDS프리미엄을 보이고 있으며 수출입은행도 212.01까지 치솟았다.


한국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에 대한 CDS프리미엄은 204.94로 나타났다. 한국 CDS는 9월 들어 급등하면서 2009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CDS프리미엄은 해당 채권이 부도가 날 경우 원금을 보장해주는 일종의 보험이다. 삼성 회사채는 1.47%의 가산금리를 더하면 부도위험을 해소할 수 있고 한국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는 2.04%의 가산금리를 줘야 부도위험을 해소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국채 및 대기업 CDS프리미엄은 9월 들어 모두 급상승했다. 하지만 대기업 CDS프리미엄 상승률이 은행이나 정부 CDS 프리미엄 상승률에 비해 양호해 대기업과 국가 CDS프리미엄의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견조하던 아시아 지역 금리가 유럽 재정위기와 대형은행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여파로 급등하고 있다"며 "한국도 소버린 리스크 전이 가능성과 외환시장 변동성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며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무건전성이 양호한 대기업은 상대적으로 CDS프리미엄 등에서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 같은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재정위기의 진원지는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이다. 특히 유럽 은행들은 주요 유럽 국가의 국채에 노출된 비중이 커 예금 이탈 우려 등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한국 등 신흥 국가는 상대적으로 재정 건전성이 양호하다는 평가에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하지만 금융위기가 실물로 이어져 수출이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감과 환율 시장이 취약한 모습을 다시 보이면서 금융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신환종 연구원은 "내년까지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감소와 민간투자 감소 등 금융 시장으로 위기 전염가능성이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며 "투자에 보다 신중해야 할 시기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