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탈 많던' 제4이통 'IST' 결국은 탈락?

제4이동통신 사업을 준비중인 인터넷스페이스타임(IST)이 결국 본 심사를 앞두고 중도 탈락할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초기부터 '말과 탈이 많았던' IST 컨소시엄이 결국 자중지란을 자초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2일 현대그룹은 계열사인 현대유엔아이가 350억원, 현대증권 사모펀드(1450억원) 등 총 1800억원을 IST 컨소시엄에 투자키로 한 투자 계획을 전면 철회됐다.

이번 투자철회에 대해 현대유엔아이측은 "제4이통사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투자하기로 했지만 컨소시엄 내 여러가지 복잡한 문제가 있어 원만한 사업추진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돼 투자를 포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당장 IST는 이같은 현대그룹의 결정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한 기간통신사업 허가신청서에 대한 적격심사가 지난주 완료돼 이번주부터 본심사 절차가 진행 중인 와중에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당혹스럽기는 방통위도 마찬가지다. 이날부터 코리아모바일인터넷(KMI)의 서류와 병합해 본심사 절차를 진행 중인 방통위도 느닷없이 터져나온 변수에 심사일정을 일시 중단하고 진위파악에 나섰다.

방통위는 일단 IST의 최종입장을 확인한 뒤 법률 자문을 거쳐 심사 지속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나, 업계에서는 현대그룹의 투자철회로 IST에 대한 본심사 진행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현대그룹의 투자 철회가 컨소시엄 내 양승택 전 정보통신부 장관과 IST의 경영 현안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고있다. 이사 선임이나 마케팅, 추가비용 부담 등 세부적인 사안을 두고 불협화음이 지속돼왔다는 뒷말도 나오고 있다.

결국 기대됐던 공동 경영체제 구성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현대측이 최종 투자의사를 번복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예고된 사태로 보는 시각도 없지않다. 당초 양 전장관과 중소기업중앙회 주도로 IST 설립작업이 무리하게 컨소시엄을 추진하면서 이같은 사태를 자초했다는 것.

IST는 초기 중소기업중앙회가 직접 투자를 진행키로 했다가 이를 번복하고 특수목적법인(SPC)를 통해 투자자 유치에 나서는가 하면, 외자(중동펀드) 유치에 난항을 겪으면서 신청 마감일 겨우 신청서를 겨우 제출했다.

사실 IST 컨소시엄 출범 이전 경쟁업체인 KMI의 회장직을 수행하던 양 전장관이 중소기업중앙회의 제4이동통신 준비팀에 합류할 당시부터 '도덕성 시비'와 '정부 개입 특혜시비' 논란이 따라 붙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결국 처음부터 무리하게 추진했던 결과, 심사 도중 주요 주주가 투자철회 발표를 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