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식 SNS 소통②]서울시 관계자에게 들어보니...

매일 밤 '폭트'(트위터에서 특정인이 단시간에 많은 분량의 트윗을 등록하는 것을 의미하는 '폭풍트윗'의 줄임말)하는 박원순 서울시장. 트위터(@wonsoonpark)를 통해 들어오는 민원을 접수받고 소통하느라 자정을 훌쩍 넘긴다.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잘 알려진 코엑스 정류장 앞 '맨홀' 처리도 박 시장의 트위터에 올라온 민원을 해결한 사례다. 박 시장이 SNS 등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소통에 얼마나 주력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SNS 소통을 강조하는 박 시장의 의지는 서울시 행정조직에 그대로 반영돼 있다.


서울시 시민소통기획관 아래 뉴미디어담당관에는 4개 팀이 소속돼 있다. 인원은 총 25명. 그 중 하나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운영하는 SNS소통팀이다. 서울시 대표 트위터인 서울마니아(@seoulmania)와 페이스북, 미투데이, 공식 블로그 등을 운영한다. 시민들이 불편 사항을 제보하는 주요 통로다. 민원이 접수되면 담당기관으로 넘어가 처리하는 방식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달 28일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집무실에서 '서울시장과의 주말데이트'를 진행하고 있다./뉴스1(news1.kr)=이정선 인턴기자

박원순 시장의 취임 200일을 맞아 서울시 공무원들은 박 시장의 SNS 소통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뉴미디어과를 총괄하는 민경세 과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민 과장은 "SNS 관련 업무가 늘어 힘들다"고 토로하면서도 '박원순식 열린 소통'에 높은 점수를 줬다.


그는 박 시장의 취임 이후 눈에 띄는 변화로 시민들의 목소리가 곧바로 정책에 반영된다는 점을 꼽았다. '열린 시정'을 기치로 실시간 소통을 강화한 결과다.

민 과장은 이 같은 소통 방식에 대해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청취하려는 노력이 생활밀착형 정책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정에 참여하려는 시민들의 의지가 SNS라는 창구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달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맞춤형 소통 덕분에 시정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다고 자부했다.

이는 분명 오세훈,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차별화된 행보다. 사실 뉴미디어과 내 SNS팀은 오 전 시장 때 만들어진 부서다. 그러나 박 시장 취임 이후 급속도로 활성화됐다.

민 과장은 "미디어 환경에 발맞춰 SNS팀이 꾸려졌는데 박 시장께서 SNS를 더욱더 강조하시는 바람에 비중이 커졌다"며 "최근 2~3년 내에 활성화된 SNS 환경과 평소 이에 관심이 많았던 박 시장의 개인적인 성향이 맞물린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이전 시장과의 소통방식을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미디어 환경이 달라 단순히 비교하기 어렵다"면서도 "파워트위터리안인 박 시장을 여타 지자체 단체장들과 비교하면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탁월한 소통 능력을 지녔다"고 추켜세웠다.

하지만 젊은 세대의 전유물인 SNS에 치중하면 특정 계층과 연령대에 집중되는 부작용이 있을 터. 민 과장은 이 같은 우려에 대해 "현재 운영 중인 다산콜센터(120)에 전화로 민원을 접수할 수 있는데다 모바일 환경에 적응하려는 중장년층이 많아 연령대가 확대되고 있다"며 "연령과 상관없이 시정에 참여하려는 의지와 열의가 높아졌다"고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4월 20일 제 32회 장애인의 날을 맞이해 서울광장에서 열린 희망서울 누리축제에서 '원순씨 핫라인'에 붙은 포스트잇을 보고 있다./뉴스1(news1.kr)=이동근 인턴기자

최근에는 자문을 구하는 다른 지자체 관계자들이 시청을 방문하기도 한단다. 민 과장은 서울시의 SNS 운영 방식을 벤치마킹하려는 이들에게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적극적으로 실험적인 시도를 하라"고 조언한다.

인터넷 방송을 통해 관계 부서 회의나 교육 장면을 공개하는 것이 그 예다. 서울시는 SITV(tv.seoul.go.kr)를 통해 내부적인 정책 회의나 정례 간부 회의 등을 생중계한다. 시정에 관한 정보를 시민과 공유하기 위해서다. 원활한 피드백을 위해 공개의 폭을 넓힌 점이 이전과 다른 새로운 시도라는 게 민 과장의 설명이다.

그러나 SNS를 통해 민원을 접수받는 게 쉽지만은 않다.

인적 사항이 제시되지 않아 개인 정보를 등록하는 기존의 포맷과 맞지 않을 뿐더러 제보가 구체적이지 않을 경우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민 과장은 "트위터는 아이디만 공개될 뿐 개인 정보가 기록돼 있지 않아 해당 민원에 대한 질문을 했을 때 답변이 없으면 따로 연락할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트위터의 특성상 빠른 답변을 원하는 욕구를 따라가지 못하는 점도 힘들다. 그는 "자판기에 동전을 넣으면 원하는 물건이 나오는 것처럼 빨리 해결할 수 없다"며 "행정 절차를 걸쳐 민원을 처리하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데 빨리 처리하지 못한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각종 채널로 접수되는 온라인 민원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소셜미디어센터(가칭)를 구축할 예정이다. 서울시 홈페이지 우측 상단에 링크된 소셜미디어센터를 확대·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현재 소셜미디어센터에는 서울시 산하 관계 부처와 자치구의 SNS가 등록돼 있다. 원하는 곳을 찾아 일일이 클릭해야만 해당 페이지로 들어가는 구조다. 이를 손쉽게 볼 수 있도록 통합한다는 것이다. 민 과장은 "시민들의 의견을 시정에 적극 반영하기 위해 SNS를 통합 관리하려고 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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