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국채 30년물은 글로벌 국채시장 핫아이템

내달 30년 만기 국채 첫 발행을 앞두고 28일 국고채 전문 딜러들을 대상으로 첫 입찰이 실시됐다. 30년 만기 국채(이하 국채 30년물) 발행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엔 기대가 가득하다. 30년물 발행은 국채 발행사상 처음 경험하는 상황인 동시에 우리 국채가 이머징 채권에서 선진 채권으로 도약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30년물 첫 입찰 결과는 시장 기대대로 수요가 넘쳐났다. 20개 국고채전문딜러(PD)와 2개 예비국채전문딜러(PPD)가 눈치싸움까지 불사하며 치열한 물량확보 경쟁을 벌였고 30년물 금리도 예상을 크게 밑돌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첫 입찰 프리미엄에 입찰 열기가 더해지며 이날 국채 30년물 금리는 10년물을 불과 6bp 웃도는 수준에서 결정됐다. 당초 시장은 30년물 금리가 10년물을 10~15bp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국채 10년물 마감가는 3.05%, 20년물 마감가는 3.11%다. 30년물 금리가 10년물을 6~7bp 상회했다는 것은 30년물과 20년물의 금리 차이가 거의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김상훈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30년물이 처음 발행 된데다 물량도 많지 않고, 공급 대비 수요가 많아서 낮은 수준에서 발행금리가 정해졌다"며 "가격은 부담스러운 수준이지만 보험사, 연금 등 장기투자자들의 물량확보 열기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무디스의 국가 신용등급 상향조정, 30년물 발행 등 호재가 이어지며 이날 주요 국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했다. 국채 3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2bp 내렸고 5년물과 10년물은 각각 3bp, 4bp 후퇴했다.

해외사례로 볼 때 30년물 국채 금리는 한동안 하락하다 반등하며 10년물이나 20년물 국채와의 스프레드(금리 차이)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의 경우, 국채 10년물과 30년물 간 스프레드는 10~15bp. 전문가들은 우리 국채 스프레드를 볼 때 6~7bp의 스프레드 확대 요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장기적으론 적정금리를 찾아가는 과정이 나타나겠지만 한동안은 30년물이 채권시장 강세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우리 국채 30년물에 대한 관심이 더 높기 때문이다.

홍정혜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등 이전에 30년물 국채를 발행하던 PIGS 국가들의 장기채 발행이 여의치 않은 데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정책을 위해 발행 장기채 대부분을 자체 매수하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장기채 공급이 부족해진 상황에서 우리 30년물을 향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러브콜이 거듭될 것"이라고 말했다.

30년물 발행은 또 5년물에서 10년물로의 지표금리 변동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지표금리 장기화는 정부가 자금 조달 계획을 보다 길게 가져갈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 재정정책의 안정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지표금리는 장기화되는 추세다. 앞서 2006년 20년물 발행과 함께 지표금리가 3년물에서 5년물로 움직였다. 이번에도 30년물 국채 발행이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홍 연구원은 "투자자들이 어떤 걸 많이 거래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지금은 10년물이 많은데 30년물이 발행되면 20년물 거래가 늘어나고 (채권시장) 중심도 5년물에서 10년물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