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태의 눈물 "박근혜 인혁당 발언, 부관참시"

유인태 민주통합당 의원이 11일 의원총회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향해 "(인혁당 희생자들을) 부관참시(剖棺斬屍)하면서 죄송하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유 의원은 그러면서 끝내 눈물을 보였다.

유 의원은 전날 박 후보가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인혁당(인민혁명당) 사건 재심과 관련, '같은 대법원에서 두 개의 다른 판결을 했으니 역사의 판단에 맡기자'는 취지로 말한 데 대해 의총에서 신상발언을 요청, 이같이 반박했다.


지난 1974년 중앙정보부는 인민혁명당(인혁당) 재건위가 민청학련을 조종해 국가변란을 시도했다며 관계자들을 구속했다. 주요 피의자 8명은 1975년 대법원 사형 선고 다음날 형이 집행됐다. 이 판결은 '사법살인'으로 불려 왔고 2007년 재심 결과 피의자들은 무죄선고를 받았다.

유 의원은 당시 사형집행을 당한 고 여정남씨의 일화를 소개하며 "대법 판결 전 이미 권력은 (판결) 다음날 (피의자들을) 죽이기로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에 따르면 당시 사형수는 24시간 수갑을 차되 젓가락으로 끌러지기도 하는 수갑을 차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런데 여씨의 경우 대법원 판결이 나던 4월8일 오전에 이미 더욱 튼튼한 수갑으로 바꾼 채 오후 2시 사형판결을 맞이했다.


유 의원은 "수갑을 바꿨다는 건 집행을 이미 착수하는 것"이라며 "(피의자들은) 갑자기 영문도 모르고 잡혀가서 사형 당할 때까지 가족면회 한 번 안 시켜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박 후보가 하는 짓은 '위안부에 강제동원 흔적이 없다, 그러므로 고노 담화를 취소하겠다'는 (일본 우익) 작자들보다 더 한 것 같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유 의원은 "심지어 김종인인가 하는 사람하고 인혁당 유가족을 만난다고, 그러면서 하는 소리가 '아버지 때 피해당한 분들에게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그 자신이 인혁당 사건에 연루돼 곤욕을 치른 유 의원은 이 대목에서 눈물을 참지 못하고 울먹였다. 이를 듣고 있던 민주당 의원들도 일부 눈물을 훔쳤다.

유 의원은 이어 "끝까지 우리 당이 박 후보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 묵과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사형제 폐지를 당론으로 갈 문제는 아니고 개인 소신의 문제"라며 "오늘 대정부 질문에서도 국무위원을 상대로 사형제를 언급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근혜 후보는 지난 10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인혁당 사건 피해자들에게 사과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 부분에 대해선 대법원 판결이 두 가지로 나오지 않았느냐"라며 "앞으로의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되지 않겠는가 하는 답을 제가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