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대 판매량 넘긴 태블릿PC, 노트북까지 잡을까

태블릿PC 시장이 데스크톱PC 시장을 넘어선 가운데 노트북PC 시장도 제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태블릿PC의 주력제품이 10인치에서 7인치로 변경됨에 따라 PC시장이 아닌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하게 될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29일 한국HP와 시장조사기관 한국IDC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태블릿PC는 1억1000만대 가량 판매된 것으로 조사됐다. 2000년대 후반 큰 인기를 끌었던 넷북이 판매량 최고점이 약 4000만대 판매규모였던 것과 비교하면 이미 3배 가까이 규모가 더 큰 시장으로 성장한 셈이다.


한국IDC측은 올해도 태블릿PC의 인기가 지속되면서 전체 출하대수가 1억7000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전년보다 41% 성장한 수치로 데스크톱PC 시장을 넘어선다.

지난해 KT경제경영연구소가 한국IDC 자료를 인용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데스크톱PC 시장은 1억4700만대 규모로 지난해 1억4900만대보다 소폭 줄어들 전망이다. 노트북PC의 경우, 평균 출하대수가 연간 2억1000만대 규모지만 완만한 성장추세를 보면 2014년경 태블릿PC에 추월당할 가능성도 높다는 관측이다. 태블릿PC의 성장세가 향후 5년간 매년 평균 30%씩 성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IDC는 지난해 전 세계 PC 출고량이 2011년 대비 -14%가 될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데스크톱PC는 지난 1분기 하드디스크 공급이 중단됐던 데다 경기침체로 제품을 교체하려는 수요가 줄어들었다. 노트북PC는 넷북 시장의 급격히 쇠태하면서 역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는 분석이다. 넷북은 최근 연간판매량이 5만대 이하로 줄어들었고 HP등은 아예 넷북 생산을 중단했다. 여기다 태블릿PC 판매가 급격히 늘면서 노트북 수요가 줄었다는 분석도 있다.


국내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PC시장 부진 속에서 4분기 노트북PC 판매는 2007년 이후 처음으로 50만대 아래로 떨어졌다. 평균 270만~280만대 가량이던 전체 출고량도 250만대 규모로 줄어들었다. 이에 비해 태블릿PC는 지난해 140만 대 가량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180만~190만대 판매가 예상된다.

태블릿PC의 주류가 10인치에서 7인치 제품으로 옮겨가면서 경쟁시장이 노트북PC 대신 스마트폰으로 바뀔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10인치 태블릿PC는 생산성을 기반으로 하는 노트북PC와 사용자층이 겹칠 수 있지만, 7인치부터는 스마트폰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과거 PMP(휴대용멀티미디어기기)의 역할에 국한될 수도 있다는 것. 이 경우 노트북PC 시장과의 관계는 공생관계로 재정립될 수도 있다.

한편 LG전자, 삼성전자 등 주요 업체는 태블릿PC의 성장과는 별도로 PC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아직은 PC부문이 태블릿PC와 비교해 주력업종임에는 틀림없다는 것. 다만 데스크톱PC보다는 노트북PC에 주력하면서 얇고 가벼운 울트라북 위주의 신제품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전체 PC시장이 급격하게 줄어들거나 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태블릿PC와 노트북PC 시장이 서로 경쟁한다기보다는 최근 출시하고 있는 하이브리드PC처럼 그 가운데 위치한 수요를 찾아 제품군을 다양화 하고 있다는 관점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소니코리아측도 "태블릿과 노트북 라인을 별개로 운영하고 있고, 두 시장이 서로 물고 물리는 관계는 아니라고 본다"며 "앞으로는 한 시리즈 안에서도 성능이나 크기를 다양화해 사용자 맞춤형 제품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