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직장을 '지옥'으로 만들지 않으려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 같아. 각각의 얼굴만큼이나 다양한 각양각색의 마음은 순간에도 수만 가지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 바람 같은 마음이 머물게 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거 같아."

문서영 님의 책 '소금편지'에는 나오는 구절이다. 이 멋진 문장과 달리 실제 사람 마음이 수만 가지 생각까지는 아니라 해도, 바람처럼 흩날리는지는 않는다 해도 달라지는 건 없다. 사람 마음을 얻는 일은 누구에게나 어렵다. 그래서 세상의 대부분 일은 일 자체로 인해 힘든 것이 아니라, 그 일에 관계된 사람들 때문에 힘들다.


특히 내 밥줄이 걸린 직장 문제라면 더더욱 그렇다.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얼굴을 마주하는 이들에게 상처를 받으니 그 심정이 오죽할까. 자신의 직장에 불만을 갖게 되는 것도, 직장을 떠나야겠다고 결심하는 것도 결국은 모두 사람 문제에서 비롯된다.

잔소리만 해대는 상사, 일 하나 시키려고 해도 '개기거나' 혹은 들이받는 후배, 위해주는 척 하면서 은근히 깔아뭉개거나 '뒷담화'를 펼치는 동료들과 일한다면 그 직장이 바로 지옥이다. 지옥이 뭐 별건가.

하지만 먹고 사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 된다. 톨스토이는 "남과 사이가 좋지 않거나 당신이 옳은데도 남이 동조하지 않다면 남이 아니라 스스로를 책망하라"고 했다.


스스로가 다른 사람에게 마음과 정성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조언대로 사람에게 마음과 정성을 다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가 궁금하다면 책 '나는 왜 일보다 사람이 힘들까'를 참고하면 어떨까.

저자 조범상은 산업 및 조직심리 전문가다. 현재 LG경제연구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저자는 수많은 사례와 연구결과를 분석해 상사는 리더십의 유형에 따라, 동료는 성격유형에 따라, 부하는 일하는 유형에 따라 각각 심리를 분석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한다.

상사와 부하직원 및 동료의 유형을 분류해놓은 저자의 방식이 흥미롭다. 상사의 경우엔 가혹한 '워커홀릭형', 오탈자에 민감한 '매니저형', 경청만 하는 '연예인형', 모두를 만성피로에 빠져들게 하는 '혁명가형'으로 구분했다. 부하직원은 100미터 달리기 세계 챔피언 우사인 볼트 같은 '질주형', 뚜벅뚜벅 혼자 가는 '뚝심형', 일을 깔고 뭉개는 '말뚝형', 까칠한 '나 잘난형'으로 나눴다.

동료의 경우는 일을 벌리는 '앞잡이형', 인간관계만 좋은 '사교형', 대세를 따른다는 '현상유지형', 섣불리 나서지 않는 '주도면밀형' 등으로 분류했다. 상사와 부하직원과 동료별로 각각의 유형에 따라 적절한 대응방식을 선택해야 보다 나은 인간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주장이다.

저자는 상사에겐 '나처럼 일해야 성공한다'라는 사고를 버리고 부하직원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하직원들에겐 '일이 되게끔 하는' 상사의 역할을 인식해 리더십 유형에 따라 자신의 행동을 맞춰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동료의 경우는 상하관계와 달리 서로의 성격차이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직장생활을 통해 자신을 완성해 나가려면 무엇보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잘 맺고, 이를 통해 좋은 영향을 서로 주고받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상사와 부하, 동료의 유형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구체적 방법에 대해 조언해주는 이 책은 직장생활의 좋은 길잡이라 할 수 있다.

◇나는 왜 일보다 사람이 힘들까(조범상 지음. 알키. 248쪽. 1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