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은행 주총, 안건은 일사천리...분위기는 '긴장'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이팔성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22일 회현동 본점에서 열린 주주총회 후 재빨리 자리를 피했다. 그는 거치와 민영화에 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어떤 답도 하지 않았다.

지난 18일 신제윤 금융위원장 후보가 청문회에서 주요 금융지주의 최고경영자(CEO)의 교체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금융권의 관심은 주요 지주 회장들의 거취에 쏠려있다.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

이날 주주총회장에서는 어떤 이야기라도 듣기 위해 몰려드는 취재진과 이를 막으려는 청원경찰들 간에 마찰이 있기도 했다. 우리금융은 예년과 달리 이날 주주총회장 앞에 청원경찰 10여 명을 배치했다. 소액주주들의 반발 등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청원경찰을 배치했다는 우리지주측의 설명과 달리 주주총회는 30여 분만에 끝났다. 안건마다 일사천리로 통과됐다.

우리은행 이사회와 주주총회가 있었던 전날 은행 내부 분위기는 더 흉흉했다. 평소 같으면 지주가 대주주인 우리은행 주총은 직원들의 관심사가 아니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의 정식 취임 이후 인사태풍이 불어 닥칠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갖가지 소문들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자회사의 경우 대표 자리가 비워있어 연쇄인사 이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오는 4월 1일 출범하는 카드사를 포함해 전체 13개의 자회사 중 4곳은 대표 자리가 비워있다. 우리PE와 우리FIS, 그리고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우리카드사다. 우리PE와 우리FIS는 후임 대표가 정해지지 않아 전임 대표가 업무를 수행중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도 최근 황록 대표가 우리파이낸셜 (30,150원 ▲350 +1.2%)로 자리를 옮기면서 대표 자리가 공석이다. 우리카드 신임 대표 역시 아직 내정 전이다. 허덕신 우리F&I 대표만 최근 1년 연임이 확정됐다.

이와 관련해 우리금융 고위 관계자는 "아직 적임자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다른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카드사는 이번 주 내로 신임 대표 내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