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중인 제2롯데월드, 상가부터 영업…교통대란 우려

그래픽=강기영 디자이너

　서울 송파구 잠실동 '제2롯데월드'(롯데월드타워)를 짓고 있는 롯데그룹이 상층부 공사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하층부 상가를 우선 운영할 방침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교통혼잡 해소를 위한 교통개선대책사업이 2016년에 맞춰져 있는 반면, 롯데의 상가운영 계획은 내년 5월로 잡혀있어 2년 이상 잠실 일대 극심한 교통체증이 우려된다.


　30일 서울시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2롯데월드' 상가동은 규모로 보면 '일부 개장'이란 수식어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제2롯데월드 상가동은 총 123개층 가운데 12개층에 불과하지만, 면적은 총 연면적의 47%에 달한다.

　저층부 상가시설은 10층 11만2916㎡ 규모의 에비뉴얼동과 12층 26만1291㎡ 규모의 케주얼동으로 구성된다. 에비뉴얼동에는 명품관이 입점하고 케주얼동에는 영화관, 공연장, 쇼핑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상층부에 들어설 호텔이나 오피스와 달리 상가동에는 집객효과가 높은 시설로만 구성돼 있어 도로체증을 유발할 요인들이 풍부하다는 게 관련업계의 의견이다.


　반면 롯데그룹이 서울시와 추진하고 있는 교통개선대책사업의 진행 속도는 더디다. 주력 교통대책인 탄천변 동측도로 확장공사와 올림픽대로 하부 미연결구간 도로개설공사는 지역민들의 민원으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3400가구 규모의 장미아파트 주민들이 해당 구간의 지하화를 주장하고 있어 답보상태다.

　1200억원을 들이는 송파대로 지하 버스환승센터 조성공사는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했다. 송파구 잠실역과 경기 남양주·구리·하남·광주·분당·용인 등을 왕복하는 광역버스와 수도권 대학과 회사를 오가는 버스 승하차시설로 사용될 예정이지만, 빨라야 2016년 하반기에나 준공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롯데가 추산하는 제2롯데월드 유동인구는 연간 500만명"이라며 "교통개선대책 추진이 늦어지는데 상가동을 먼저 운영한다고 하니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지역주민들은 교통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상가부터 여는 롯데그룹 태도에 불만이 많다.

　윤종윤 제2롯데월드 건설에 따른 지역주민 민원수렴공동위원회장은 "지금도 주말이나 백화점 세일기간이면 롯데측이 차선 2~3개를 독점하다시피 사용하고 있는데 상가동까지 개장하면 잠실 일대가 아수라장이 될 것"이라며 "송파구민들의 불만이 팽배해 지난 21일 열린 4차 회의에서 롯데 불매운동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을 정도"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사업주체인 롯데의 책임있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감창 서울시의회 의원은 "교통개선대책을 분석한 결과 차로가 늘어나는 효과는 없었다"며 "롯데측은 분담금을 더 내놓거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시사용허가 권한을 쥐고 있는 서울시는 신중한 입장이다. 시는 제2롯데월드 저층부가 유동인구가 많고 교통유발이 큰 시설물이어서 교통개선대책 이행여부와 건축물 안전대책 등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사용승인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내부 입장을 정리해 놓은 상태다.

　이건기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임시사용승인 신청이 이뤄지면 피난방재시설이나 승인면적에 상응하는 교통개선대책이 관련규정에 맞게 이뤄지는지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