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올해의 한자 '房'··· 부동산 버블 반영돼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송기용 특파원

중국의 '올해의 한자'로 부동산 버블(거품)을 상징하는 '팡(房·집 방)'이 선정됐다.

23일 중국 신쾌보(新快報)에 따르면 국가언어자원조사연구센터와 베이징 어언대학교 등이 실시한 온라인 투표결과 '2013년 올해의 한자로 '팡'이 선정됐다.

신쾌보는 당초 올해의 한자로 스모그를 의미하는 '마이(?·흙비 매)'가 유력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팡'이 선정돼 환경오염보다는 부동산에 대한 중국인들의 우려가 훨씬 크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 당국의 강력한 부동산 억제정책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주요 도시 신규주택평균가격이 사상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중국의 부동산 이상 열기가 잡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1월 70개 주요도시 신규주택 평균가격이 전년동월대비 9.9% 상승해 사상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지난 18일 발표했다. 특히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4대 도시를 포함한 1선도시 집값이 20% 이상 급등해 전체 집값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양도세 징수를 포함한 '국5조' 지침 등 중국 당국이 내놓은 부동산 억제책이 별다른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며 부동산 버블심화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이와 관련, 중국 최대 갑부로 꼽히는 쭝칭허우(宗慶後) 와하하(蛙哈哈) 그룹 회장은 최근 한 포럼에서 "빈집이 넘쳐나는 데도 부동산 가격이 끝없이 오르는 기이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바링허우(80後·1980년대 출생자), 주링허우(90後·1990년대 출생자) 세대가 주택 구매를 포기하고 있다"며 "부동산 거품이 사회 안정을 해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2013 올해의 단어'는 긍정적 에너지를 의미하는 '정넝량(正能量)'이 선정됐다. 지난해 올해의 한자는 꿈을 의미하는 '멍(夢)'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