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준 아나 "국정원 지켜줄 필요 있다…" 옹호 발언 '논란'

머니투데이

이슈팀 이재원 기자

한석준 KBS 아나운서/ 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한석준 KBS 아나운서(39)가 라디오 방송에서 국가정보원을 옹호하는 듯 한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석준 아나운서는 15일 오후 방송된 KBS 라디오2FM '황정민의 FM대행진'에서 황정민 KBS 아나운서(43) 대신 진행을 맡았다.

한석준 아나운서는 위재천 KBS 기자와 '간추린 모닝뉴스' 코너를 진행하던 중 국정원 간첩 증거 위조 사건에 대한 소식을 전하는 과정에서 "남재준 국정원장에 대해서 증거 위조 지시나 개입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힌 면이 저는 어떻게 보면 다행이라는 생각이 된다"고 밝혔다.

한석준 아나운서는 또 "만약 이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우리나라 최고의 정보기관인데 안에서 어떤 지시가 오갔는지 밖으로 낱낱이 밝혀지면 그것도 웃기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이 말을 들은 위 기자가 한참을 침묵한 뒤 "아 그렇죠?"라고 응수하자 한석준 아나운서는 "이게 어느 정도는 또 국정원을 지켜줄 필요도 있는…"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이내 한석준 아나운서는 "제가 이런 말 하면 안되나요? 아, 알겠습니다. 이 사건은 이렇게 마무리 됐군요"라고 말하고는 황급히 다음 뉴스로 넘어갔다.

그러나 해당 발언 직후 라디오를 청취하던 누리꾼들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시청자 게시판 등을 이용해 "아나운서가 지나치게 정치적 견해를 표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한석준 아나운서는 방송 말미 "지금 비난 문자가 굉장히 많이 오고 있는데요. 여러분들이 비난하시는 마음은 충분히 알고 있고, 제가 말 실수를 했습니다"라며 "그런 뜻으로 한 말은 아니었는데 생방송이 미숙하다 보니 여러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거듭 사과했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국정원 홍보대사 활동?…방송에서 한쪽 편 드는 것은 보기가 좀 그렇네요", "한석준 아나운서 이미지 좋았는데…큰 실수하신 듯", "이런 중대한 사안에 대해 너무 쉽게 얘기하시는 것 아닌가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부 누리꾼들은 "아나운서가 나름 견해를 표한 것인데 마녀사냥 식으로 몰아갈 것 있나", "뉴스도 전달하고 자기 생각도 전달했는데 너무 비난할 일은 아닌 듯", "중립 지키지 못 한 것은 아쉽지만 이 정도로 비난받을 일은 아닌 듯" 등의 의견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