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수소차 투싼 출시 "2020년 환경차 일류 진입"

현대자동차가 친환경차 시장에서 2020년까지 일류 브랜드로 진입하겠다는 '장기 로드맵'을 발표했다. 기술력이 가장 앞서 있는 수소연료전지차(FCEV)는 물론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전기차(EV) 등 환경차 분야의 '풀 라인업'을 구축해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친환경차 '풀라인업' 구축 글로벌시장 선도"= 현대차 (248,500원 ▼1,500 -0.60%)는 17일 경기도 용인 인재개발원 마북캠퍼스에서 미디어 설명회를 열고 '투싼 수소연료전지차(투싼iX)'를 국내에 공식 출시했다. 투싼iX는 현대차가 개발에 착수한 지 15년 만인 지난 해 2월 세계 최초로 양산한 친환경차다. 지난해부터 유럽에 수출을 시작했고 미국에서도 올해 출시된다.


이기상 현대차그룹 환경기술센터 전무는 이날 "현대차의 친환경차 기술이 일본 등 해외 경쟁사에 뒤쳐져 있다는 우려가 많지만 앞으로의 전망은 밝다"며 "2018년까지 핵심기술력을 확보하고 본격 경쟁이 시작되는 2020년에는 글로벌 리더로 부상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특정 환경차 분야에 집중하는 대신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환경차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 전무는 "친환경차가 현대차 도약의 제약이 아닌 글로벌 리더로 부상하는 견인차 역할을 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쏘울 전기차와 투싼 수소차 출시에 이어 2015년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내놓는 등 환경차 차종을 다양화한다. 2016년부터 차세대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를 개발해 2020년까지 환경차 일류 브랜드로 진입하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환경차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전세계에서 판매된 완성차(7940만 대) 중 환경차 비중은 2.1% 수준이다. 2020년에는 7.6%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지난해 6만 대의 환경차를 판매했다. 글로벌 환경차 판매실적으론 5위의 기록이다.

◇투싼iX 국내출시 "수소연료전지차 2020년 대중화"= 특히 수소연료전지차는 현대차가 가장 앞서 있는 분야다. 글로벌 브랜드인 벤츠나 GM, 토요타 등은 2015년쯤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수소가 공기 중 산소와 결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기를 동력으로 활용하는 친환경차다. 배기가스 대신 물만 배출하는 완전 무공해 차량이다. 배터리만 장착한 전기차에 비해 항속거리가 길고 충전시간도 짧다.

이날 국내에 출시된 투싼iX는 지자체 등의 관용차로 우선 공급된다. 가격이 1억5000만원(보조금 6000만원)으로 비싼 데다 충전소 등 인프라가 아직 미비한 탓이다. 일반 고객들에겐 2020년 이후 판매해 수소차 대중화 시대를 열겠다는 복안이다.

투싼iX는 독자 개발한 100kW(136마력)의 연료전지 스택과 100kW 구동 모터, 24kW의 고전압 배터리, 700기압(bar)의 수소저장 탱크를 탑재했다. 최고속도는 160km/h, 정지상태에서 100km/h에 도달하는 시간(제로백)은 12.5초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415km(자체 기준)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다. 가솔린이나 디젤차에 견줄 수 있는 주행 성능이다. 영하 20도 이하에서도 시동이 가능하다.

정면, 후방, 측면 충돌시험과 고전압, 수소 누출 등 13개 항목의 안전성 인증도 받았다. 주요 부품의 국산화율은 95%에 달한다. 국내 200여 곳의 협력사와 협업한 결과다. 안병기 현대차 연료전지개발실 이사는 "2~3가지 정도의 핵심부품 국산화가 거의 완료 단계에 있다"며 "2016년 이후 나올 차세대 수소연료전지차에선 100% 국산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1만 대 이상의 수소연료전지차를 국내에 보급할 계획이다. 환경부의 충전소 보급사업에도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안 이사는 "수소차의 가격이 지금은 비싸지만 자체 기술개발과 소재 기술 발달 속도 등을 감안하면 디젤차보다 10% 정도 비싼 가격까지 낮출 수 있다"며 "2025년쯤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대중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