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원들 "구호조치 했어야 하는데…"악어의 눈물?

머니투데이

목포(전남)=황재하 기자

해양경찰청이 공개한 세월호 선원 사고 초기 구조 사진. '구명정 근처로 가기 힘든 상황'이라는 선원들의 진술과 달리 구조요원(맨 오른쪽)이 걸어서 구명정 근처를 이동하고 있다. /사진=해양경찰청 제공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의 생존한 일부 선원들이 사고 당시 구호조치를 하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정작 사고책임과 관련해서는 '거짓' 해명이나 '떠넘기기식' 진술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세월호 침몰사고 검·경 합동수사본부와 생존선원 등에 따르면 선원들은 피의자 심문 당시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구호조치를 했어야 하는데 잘못했다"는 식의 진술을 하는 경우가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상당수 선원들은 사법 처리가 임박해서야 잘못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처벌을 피하고자하는 '반성문'식 진술이라는 분석이다. 일부는 "해야할 것은 다 했다"는 식의 진술태도를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정 부분에서는 여전히 '떠넘기기식' 진술을 하고 있다. 합수부 관계자는 수사 초기 "3등 항해사 박모씨와 조타수 조모씨의 진술이 서로 엇갈리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진술을 하는 것이다.

거짓해명 논란도 있었다. 2등 항해사 김모씨는 22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사고 당시 구명정 조작을 시도한 선원이 있었냐"는 질문에 "시도는 했다. (이미 배가 기울어져 있어서)미끄러져서 갈 수 없었다"고 답했다.

김씨의 해명은 지금까지 드러난 객관적 정황과 차이가 크다. 구조 당시 사진에서 배는 45도쯤 기울어 있으며 구조대원이 구명정 바로 옆을 걸어서 이동하는 모습도 담겨있다. 사고 직후 구명정 조작을 시도했다면 충분히 가능했다는 소리다.

퇴선시점과 관련해서도 유사한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세월호의 1등 항해사 신모씨는 22일 "해경 경비정이 도착했을 때 승객들에 대한 퇴선명령을 무전으로 했다"며 "선원들에 대한 퇴선명령은 배가 90도 가까이 됐을 때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당시 해경 상황일지에 따르면 거짓인 것으로 보인다. 배가 90도 가까이 기운 것은 사고 당일 오전 9시54분쯤이지만 이들이 탈출한 시점은 이보다 17분 정도 앞선 것으로 보인다.

합수부는 이에 따라 현재 신병을 확보한 여러 선원들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어 객관적인 자료 등을 조사해 현장 상황을 재구성하겠다는 방침을 수차례 밝혔다. 특히 사고 직후 선원들은 스마트폰 메신저 '카카오톡'을 이용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드러나 집중 분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