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해상 훈련 때문에 항로 바꿨다"?···모두 '거짓' 판명

머니투데이

이슈팀 한정수 기자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16일) 국립해양조사원 항행경보상황판 모습. 인근 해역 어디에서도 군사 훈련 공지를 찾아볼 수 없다. 빨간 원 부근이 세월호 침몰 지점./사진=국립해양조사원 항행경보상황판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세월호가 인근 해상에서의 군사 훈련으로 인해 항로를 바꿔서 항해하다가 사고를 당했다"는 일부 주장은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다시 한번 확인됐다.

23일 국립해양조사원 해도수로과 관계자에 따르면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난 16일 당시 인근 해역에는 군사 훈련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일부 누리꾼들은 국립해양조사원의 항행경보상황판의 군사훈련 공지를 근거로 세월호 사고와 군사훈련의 연관 관계를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이와 관련, 국립해양조사원 관계자는 "16일 당시 경남 거제도 등지에서 사격 훈련이 있었던 것으로 알지만 세월호 침몰 인근 해역에서는 전혀 훈련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개 사고 지역처럼 섬에 가까운 지역에서 훈련을 하는 경우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항행경보상황판은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해경 등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토대로 작성하는 것"이라며 "실제 구역과 일일이 비교해가며 상황판을 작업하기 때문에 오류가 발생할 확률도 매우 적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국방부도 세월호 사고와 군사훈련의 연관 관계에 대해 주장하는 일부 유언비어에 대해 해명한 바 있다.

국방부는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해군은 일반 선박의 항로에는 항행경보를 설정하지 않는다"며 "지난 16일 해군 3함대 소속 유도탄고속함 한문식함이 사격훈련을 위해 세월호 침몰 지역과 약 74km 떨어진 홍도 북방 약 15km 해상에 항행경보 구역을 설정했으나 이는 세월호 항로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또 "세월호가 잠수함에 충돌해 침몰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고 당시 해당 지역 인근에서 작전이나 훈련은 없었다. 사고 지역은 수심이 얕아 잠수함이 활동할 수 없는 곳이다"고 해명했다.

한편 경찰은 세월호 사고와 관련한 근거없는 유언비어에 대해 강력한 처벌 의지를 내세우고 있다. 경찰청은 23일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악성 유언비어 87건을 적발해 56건을 내사 중에 있으며 15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유가족에게 더 큰 상처를 주고 국민의 공분을 사게 하는 악성 유언비어가 근절되도록 전국의 사이버수사요원, 지능수사요원 등 가용경력을 총동원해 내사에 착수했다. 위법사실이 발견될 경우 엄정히 사법처리할 방침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