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돔구장 '고척돔'…주변상권 '구원투수'로

서울 구로구 서남권야구장(고척돔구장) 전경. / 사진 = 이재윤 기자

국내 최초 돔야구장인 서울 구로구 서남권야구장(이하 고척돔구장) 완공이 내년 2월로 다가오면서 주변 부동산시장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불편한 교통여건 등에도 상가 매매호가는 고척돔구장 공사를 시작한 2009년보다 30~70%가량 껑충 뛴 3.3㎡당 2000만~3500만원 수준이다.

보증금과 월세도 10~20% 올랐다. 점포당 권리금도 2~3배 뛰었다. 다만 매도·매수자간 호가차이로 실제 거래가 성사되진 않는다는 게 지역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높은 권리금으로 가게주인이 바뀌는 경우도 거의 없다.

서울 구로구 서남권야구장(고척돔구장) 내부 전경. / 사진 = 이재윤 기자

◇국내 최초 '돔구장' 완성되기까지…
고척돔구장은 1925년 건설된 동대문야구장 공원화 결정에 따라 2007년 이를 대체할 야구장 건립이 추진되면서 지어졌다. 전체 5만7261㎡ 부지에 1만8407㎡ 규모의 야구장과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초기 부지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과거 영등포종합운동장 부지로 언급된 안양천 옆 현 위치에 건립하기로 결정했다. 교통이 불편하고 주차시설도 넉넉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서울시내에 대규모 체육시설을 지을 곳이 마땅치 않았다.

서울 구로구 서남권야구장 전체 돔 결정 전(왼쪽)·후 조감도 비교. / 자료제공 = 서울시

2008년 9월 설계를 발주, 2009년 1월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시공사로 선정됐다. 동시에 실외구장만 보유한 국내 야구계 숙원사업인 '돔구장' 건립에 대한 검토도 이뤄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시 한국야구위원회(KBO) 등 야구계와 국민의견을 반영해 돔구장을 추진했다"며 "우리나라 야구대표팀의 베이징올림픽 금메달과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우승 소식도 돔구장 건설에 힘을 실었다"고 말했다.

공사가 진행중(2012년)인 서울 구로구 서남권야구장(고척돔구장) 전경. / 사진제공 = 서울시

추가비용과 필요성 등의 논란이 있었지만 결국 기존 지붕 25%를 덮는 하프 돔구장에서 100%를 덮는 완벽한 돔형태로 설계가 변경됐다. 서울시는 2009년 4월 기공식을 열고 본격 공사를 시작했다.

설계변경 등으로 2010년으로 예정된 완공시점도 2015년으로 늦춰졌다. 이 과정에서 당초 529억원으로 책정된 사업비는 2700억원 이상으로 대폭 늘었다. 교통여건 개선을 위한 도로공사 등에 투입되는 수백억원의 비용을 포함한 금액이다.

/자료제공 = 현지 부동산 업계

◇30% 오른 고척돔 주변 상가…고공행진 이어갈까?

논란 속에 고척돔구장 건립이 추진되면서 주변 부동산은 상승세를 탔다. 고척돔구장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는 동아미래대학교를 중심으로 형성된 상가 매매·임대료가 착공(2009년) 이후 큰 폭으로 상승했다. 2만2258석에 달하는 관람 유동인구가 인근 상권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재 고척돔구장 인근에 위치한 상가 호가는 198㎡(이하 공급면적)가 24억원으로 3.3㎡당 4000만원에 달한다. 5년 전 3.3㎡당 3000만원으로 18억원이던 매매가가 33%가량 오른 것이다.

임대의 경우 현재 보증금 1억~1억1500만원에 월 임대료는 300만~400만원선이다. 5년 전 5000만~7000만원 수준이던 권리금은 2억원대로 상승했다.

골목 안쪽에 위치한 상가는 가격 상승폭이 다소 작다. 257.4㎡ 상가가 3.3㎡당 2000만원으로 15억5000만원선이다. 임대의 경우 보증금 1억원에 월 임대료가 400만원에 달한다. 권리금은 1억원 수준이다.

서울 구로구 서남권야구장(고척돔구장) 인근에 위치한 상가 전경. / 사진 = 이재윤 기자

현지 W공인중개소 대표는 "크기에 상관없이 5년 전과 비교해 많이 상승했다. 매매가는 평균 20~30% 올랐고 임대보증금과 월 임대료도 20%가량 뛰었다"며 "특히 권리금이 급격히 올랐다. 주변에 롯데리아 등 대형 프랜차이즈의 입점도 늘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부 부동산관계자는 이미 가격이 많이 올라 더 이상 뛸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특히 고척돔구장 내부 상가와 바로 옆 상가, 기존 상권이 별개로 움직일 공산이 크다는 의견이다.

J공인중개소 대표는 "돔구장 중심으로만 가격과 임대료가 오를 가능성이 있고 다른 상권 움직임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실제 골목 안쪽 상가의 경우 가격 상승폭이 인근 주요상권과 비교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 구로구 서남권야구장(고척돔구장) 내부 전경. / 사진제공 = 서울시

◇상습정체 구간에 들어선 골칫거리 '고척돔구장'

교통여건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힌다. 고척돔구장 인근은 서부간선도로 진입로일 뿐 아니라 서울외곽순환도로에서 시내로 진입하는 길목에 위치한 상습정체구간이다. 지하철을 이용하기에도 다소 불편하다.

지하철 1호선 구일역은 안양천을 따라 20분(성인남성 걸음기준) 넘게 걸어야 이용할 수 있다. 고척돔구장 바로 앞에 위치한 버스정류장도 인파가 몰리면 마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인근 주민들의 설명이다.

서울 구로구 서남권야구장(고척돔구장) 주변 도로와 고척교 전경. / 사진 = 이재윤 기자

지역주민 김모씨(56)는 "원래 길이 자주 막혀 출퇴근시간을 피해 다닌다. 서울에서 이렇게 복잡한 곳도 없을 것"이라며 "대중교통도 사실상 버스밖에 없어 교통지옥이 따로 없다"고 말했다.

현지 H공인중개소 대표는 "실제로 주택이나 상가를 찾는 수요자들도 교통문제로 선택을 미루는 경우가 많다"며 "교통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개장과 동시에 큰 혼선을 빚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구로구 서남권야구장(고척돔구장) 전경. / 사진 = 이재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