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반등장에서 홀로 우는 강관업체 투자자

미국에서 한국 기업들이 수출하는 유정용강관(OCTG)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관련기업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유정용강관은 원유, 천연가스 등 시추에 쓰이는 강관으로 최근 북미지역에서 셰일가스 개발이 붐을 이루면서 수요가 급증한 품목이다. 한국 기업들이 생산한 유정용강관 98.5%는 모두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유정용강관은 올 2월 예비판정에서 '덤핑 무혐의'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았고, 이 때문에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던 투자자들이 많았다.

14일 오전 11시5분 현재 세아제강 (221,000원 ▼1,000 -0.45%)은 하한가인 10만2000원으로 추락했고 휴스틸 (4,455원 ▼20 -0.45%)은 전날보다 9% 가량 내린 1만82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밖에 현대하이스코 (57,600원 ▼1,700 -2.9%)는 전날보다 2.5% 하락한 7만5500원을 기록중이고 대우인터내셔널 (45,700원 ▲950 +2.12%)과 동부제철 (6,900원 ▼20 -0.29%)은 1~3%대 낙폭을 보이고 있다.


반덤핑 관세에 반응하는 낙폭이 각각 다른 것은 유정용강관이 전체 매출이나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다르기 때문으로 보인다.

매출에서 강관이 차지하는 비중은 세아제강과 휴스틸이 가장 높은 편이며 현대하이스코와 동부제철은 이보다 작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자원개발, 무역 등 다른 사업에 비해 매출규모가 크지는 않은 편이다.

미국 상무부는 앞선11일(현지시간) 한국산 유정용강관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세율은 9.89~15.75%에 달한다.

이번 반덤핑 관세와 관련해 현대하이스코가 15.75%로 가장 높은 세율을 적용받게 됐고 세아제강은 12.82%가 적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넥스틸 9.89%, 대우인터내셔널·동부제철·휴스틸 등은 12.82%다.

이는 지난 2월 내렸던 덤핑 무혐의 예비판정을 뒤집는 것으로 국내 업계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업계는 이번 조치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방침이나, 결과를 장담하긴 어렵다. 최종판정이 남아있는 미국국제무역위원회(USITC)의 스탠스도 두고 봐야하나 조정이 이뤄질 지는 불투명하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번 반덤핑관세로 인해 유정용강관 수출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3년 기준 현대하이스코와 세아제강은 각각 18만톤, 15만5000톤의 유정용강관을 수출했다.

변종만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강관판매에서 유정용강관이 차지한 비중은 현대하이스코가 15%, 세아제강이 14%에 달한다"며 "유정용강관 이익률은 10~15%(해외 판매법인 포함)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반덤핑 관세가 부과된다면 현재와 같은 이익을 더 이상 내기 어려워지고, 자칫 적자사업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코스피 철강금속 업종지수는 이시간 현재 전날보다 32.82포인트, 0.64% 하락한 5080.69를 기록중이다. 비금속 업종이 0.2% 이상 상승하고 있다는 점과 대비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