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스톤파트너스 "입으로만 사업하는 스타트업은 안본다"

정상엽 캡스톤파트너스 투자팀장/사진=캡스톤파트너스 제공

정상엽 캡스톤파트너스 팀장은 "실행력을 증명하지 못하는 (말로만 거창한) 초기기업에는 투자를 더욱 신중히 검토하게 된다"고 말했다.

모바일과 게임투자에 주력하는 캡스톤파트너스는 3년 미만인 기업 투자비율이 전체 포트폴리오의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또 연매출이 약 10조원에 달하는 중국 1위 인터넷&게임회사 텐센트가 출자한 유일한 한국 벤처캐피탈이기도 하다.


-투자를 결정하는 기준은?
▶먼저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과정과 방안이 합리적인지 판단합니다.

두 번째로는 목표 시장이 충분한 수요나 확장성을 가지고 있는지 봅니다. 적어도 100만명 이상의 잠재수요를 가지고 있는 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기술 기반 스타트업의 경우 진입장벽이 높은 기술력 만으로도 큰 시장을 좌우하는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세 번째로 창업팀의 역량을 봅니다. 예컨대 게임 분야에 진출하려는 팀이라면 과거에 게임을 개발·출시해서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등 경력의 일관성이 있는지 등을 통해 역량을 평가합니다. 극단적인 예로 제조업에서 경험을 쌓은 창업가가 모바일 서비스 분야의 창업을 계획한다면 좀 더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창업가와 투자자의 호흡이 중요합니다. 초기기업 투자자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가 아니라 스타트업의 시행착오를 줄여주고 최선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전략적 파트너의 역할까지도 담당해야 합니다. 따라서 투자자와 스타트업이 윈윈(Win-Win) 전략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투자자가 스타트업의 부족함을 보완해 궁극적으로 기업의 가치를 성장시킬 수 있는지도 중요한 판단 요소 중 하나입니다.

-유망한 창업 아이템이 있다면?
▶게임 분야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개발, 기획, 아트, 운영 등을 포괄한 모바일 게임 분야는 우리나라 스타트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증명한 분야 입니다. 특히 중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권역의 퍼블리셔들이 한국 스타트업이 개발한 모바일 게임에 관심이 높고, 캡스톤파트너스와도 다양한 방식으로 협업 방안을 논의 중입니다.

게임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기본적인 욕구를 해결할 수 있는 분야는 언제나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즐거움의 추구, 정보 습득, 타인과의 소통 등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는 어느 시대에나 존재해왔습니다. 데스크탑 시대에는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커머스,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 등의 서비스가 이를 해결했지만 모바일 시대에는 아직 그 정답이 나왔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이런 니즈를 해결할 수 있다면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절대 투자하지 않는 창업 아이템 또는 창업가는?
▶더 이상 반짝이는 아이디어에 대한 갈증은 없습니다. 투자 검토를 위해 대표들과 만나보면 비슷한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이 너무나 많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바로 투자결정이 어렵기 때문에 시간 간격을 두고 창업가를 만나는데, 오랜 시간이 경과했는데도 제품이나 서비스의 발전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무것도 실행하지 않고 말로만 거창한 사업 계획을 늘어놓는 스타트업에는 투자 여부를 다시 고려하게 됩니다.

반대로 처음에는 다소 조심스러웠다가도 다시 찾았을 때 시장과 고객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제품과 서비스로 그 결과물을 보여주는 경우에는 더 적극적으로 투자를 검토하게 됩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는 흔하고, 묵묵한 실행력은 귀합니다. 창업가들이 꼭 기억해주셨으면 하는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