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위축, 중고車도 안산다? 가치 전체적 하락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스포티지R /시진제공=기아자동차

올해 중고차 가치가 대부분 지난해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세월호 사고 영향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이 전반적인 중고차 거래가를 낮춘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중고차 전문기업 SK엔카에 따르면 출고 3년 후 시세를 확인해본 결과, 감가율 비교가 가능한 주요차종 38종 중 34종의 감가율이 모두 지난해보다 높아졌다. SK엔카 관계자는 "모델 노후화 및 신차 기대 효과로 감가율이 보통 높아지지만 올해 그 폭이 큰 편이다"고 설명했다.

감가율이란 시간이 지나면서 가치가 줄어드는 비율로, 높아질수록 중고차의 잔존가치가 떨어진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주고 구입한 차량이 3년 후 감가율이 30%라면 중고차로 되팔 때 700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다.

현재 거래되는 주요 차량 중 감가율이 가장 낮은 차량은 현대차의 '아반떼 MD'다. 출고 후 3년이 지난 차량을 기준으로 이달 '아반떼 MD'의 감가율은 26%로 지난해 보다 2.2% 포인트 높아졌다. 가격으로 환산하면 40만원 가량 떨어졌다.

기아차의 대표적인 중형차 'K5'의 감가율은 34.1%로 지난해 보다 6.9% 포인트 높아졌다. 7월 2011년식 'K5 2.0 프레스티지 기본형'의 시세는 1710만원으로 지난해 2010년식을 구입할 때보다 180만원이 떨어졌다.

특히 거래가가 높은 SUV와 수입 중고차의 가치가 국산 승용차보다 더 떨어졌다.

SUV 중 기아차의 '스포티지R'이 감가율이 26.8%로 가장 낮은데, 이는 지난해보다 5.1% 포인트 높아진 수준이다. 거래가로는 80만원이 떨어졌다. 이와 함께 기아차 '쏘렌토R'과 현대차 '싼타페CM', '투싼ix' 등도 감가율이 3.6~6.8%포인트 올랐다.

수입 중고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BMW의 '520d'의 3년 후 감가율은 지난해보다 6.8% 포인트 높아진 38%다. 가격으로 환산하면 시세가 360만원 하락했다. 이외에도 벤츠 'E클래스'(3.2% 포인트)와 아우디 'A6'(6.7% 포인트)도 감가율이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소비 심리 위축으로 소비자들이 좀 더 싼 가격의 중고차를 찾으면서 전체적으로 중고차 가치를 떨어뜨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거래가가 높은 편인 SUV와 수입차가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차량 노후화가 진행됨에 따라 중고차의 가치는 어느 정도 떨어질 수 있다"며 "하지만 최근 소비자들이 전반적으로 지출 폭을 줄이면서 떠 싼 가격의 중고차를 찾음에 따라 거래가의 하락 폭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