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 열차충돌 '1인 기관사' 우려에도 코레일 강행?"

강원 태백시 상장동 태백소방서 앞 태백역-문곡역 사이 철길에서 22일 O-train 관광열차와 무궁화호가 정면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23일 새벽 관광열차와 무궁화호 열차가 분리됐다./사진제공=뉴스1

강원 태백에서 발생한 열차 충돌사고와 관련, 사고 지점은 위험도가 높아 1인 승무를 할 경우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코레일이 이를 무시한 채 1인 승무를 강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3일 코레일 노동조합 관계자는 "지난해 3월부터 운행을 시작한 '제천역~서울역 관광열차'(O-train)의 1인 승무를 지속적으로 반대했지만, 최연혜 사장 재임기간 중 치적 쌓기에 의해 강행됐다"고 밝혔다.


태백선은 철로가 1개인 단선 산악구간이다. 노조는 기관사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며 1인 승무를 강력히 반대했던 구간이기도 하다.

코레일도 이 같은 주장을 일부 수용, O-train을 제외한 다른 열차에는 1인 승무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코레일은 O-train에서 만큼은 1인 승무를 고수, 지난해 3월 개통을 강행했다. 노조는 개통 후에도 청와대 국민소통광장 등을 통해 '단선구간에서 1인 승무는 열차의 정면충돌 가능성이 있다'며 문제제기를 지속해왔다.

노조측은 "태백선의 경우 2017년 서원주-강릉간 복선 개통과 함께 신호 및 선로 시스템이 완비를 앞두고 있다"며 "시스템이 갖춰진 뒤에 1인 승무를 해도 늦지 않다고 제안했지만 회사는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과 함께 1인 승무를 밀어 붙였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번 사고의 근본적 원인을 '최연혜 사장의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의 산물'이라며 사고 책임을 경영진에 돌리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하면 현장 직원들이 처벌을 받을 뿐 경영진은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다"며 "사고의 근본 원인을 제공한 몸통은 놔둔 채 현장 직원만 잡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우려는 태백 사고로 그치지 않는다. 예산과 인력에서 코레일의 안전불감증은 현재진행형이라는 지적이다. 철도차량 구매와 보수에 지난해 7404억원을 지출한 코레일은 올해 예산으론 5439억원만을 반영, 26.5%를 축소했다. 이는 차량 노후화에 의한 사고 위험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 코레일이 운영 중인 수도권 전동열차 2485대 가운데 20년 이상 차량은 16.7%(415대)로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 차량을 포함한 전체 차량 6024대 중 20년 이상 비중 14.6%(881대)보다 높다.

안전 관련 인력도 감축하는 추세다. 2009년부터 시설·전기·차량 관련 인력 5100여명을 감축해 열차 검수 기준이 3500km에서 5000km로 대폭 연장됐다. 코레일은 1인 승무는 노사간 합의가 된 사안으로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사고 차량도 처음부터 1인 승무를 전제로 제작된 전용 전동열차라는 주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노조가 1인 승무를 반대한 건 중앙선으로 태백선은 노사가 합의한 노선"이라며 "최근에 도입된 차량들도 1인 승무에 적합하게끔 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인 승무는 최연혜 사장이 취임하기 전인 2008년부터 추진돼왔던 것"이라며 "1인 승무가 사고 원인이라면 버스나 택시 같은 기타 교통수단들도 2인 승무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냐"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