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 이제 북미 열풍… 역대 韓영화 최고 오프닝

영화 '명량' 열풍이 우리나라를 넘어 미국으로 이어지고 있다. '명량'은 북미지역에서 개봉한 역대 한국영화 최고 오프닝 기록을 세우며 흥행몰이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과 캐나다 30개 극장에서 개봉한 '명량'은 17일 현재까지 54만8932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역대 북미 개봉 한국영화 최고 오프닝 기록을 세웠다. 누적 매출은 약 70만 달러다.


그동안 북미에서 가장 흥행한 영화는 2004년 개봉한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다. 전국 160개 극장에서 주말 박스오피스 35만7495달러를 기록했다.

CJ E&M 측은 미국의 입장료를 평균 11달러로 계산했을 때 극장 당 약 5만명의 관객이 몰린 것으로 분석한다. 특히 주말 스크린당 매출은 1만8744달러로, '닌자 터틀'(7161달러),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6849달러)를 제치고 2위를 기록했다.

'명량' 열풍은 북미 전역에서 불고 있다. 주요 한인 거주지역인 로스앤젤레스(LA) CGV는 주말 내내 모든 상영시간이 매진됐다. 지난 8일 선 개봉한 뒤 17일까지 LA CGV의 '명량' 누적관객은 1만6543명이다.


토론토의 한 극장에서는 1회차 240명, 2회차 매진을 기록하면서 급히 상영시간을 추가했고, 뉴저지의 에지워터 극장에서는 18일부터 한국영화로는 최초로 2개 스크린으로 확장을 결정하기도 했다.

미국 덴버 오로라에 위치한 센추리 극장 매니저는 "한 영화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것을 처음 본다"며 "다른 영화보다 관객이 몰리고 있어 상영관을 좌석수가 많은 관으로 변경한다"고 전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LA CGV에서 이른 아침 매진된 '명량'

LA에 거주하는 한국인 최은혜(33)씨는 "보통 상영관의 절반 정도도 안 차는데, '명량'은 며칠 전에 예매해야 볼 수 있다"며 "극장을 찾는 사람의 절반 이상이 현지인이라 영화에 대한 자부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명량'의 인기는 미국 주류사회에서도 이순신 장군에 대한 관심도가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명량'의 미국 영화제목은 제독, 함대 사령관을 의미하는 '더 애드미럴'(The Admiral)이다. 이미 해외에서도 이순신 장군이 넬슨 제독을 뛰어넘는 지도자로 알려져 있는데다 세계 3대 해전으로 꼽히는 명량해전을 소재로 한다는 점이 관심을 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른 현지 한인은 "미국인들은 외국 영화를 볼 때 자막으로 보기 때문에 생각 없는 영화보다는 역사물을 선호한다"며 "이순신 장군에 대한 흥미가 더해져 흥행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지 주력 매체들이 '명량'을 주요하게 다루는 점도 관심을 높이고 있다. 뉴욕타임즈, LA위클리, 할리우드 리포트 등이 '명량'의 리뷰를 실었다. LA 타임즈는 "해상 전투 장면이 오우삼 감독의 '적벽대전'이나 피터 위어 감독의 '마스터 앤 커맨터'보다 현실감과 스릴이 넘쳤다"고 평가했다.

업계는 '명량'이 역대 북미 한국영화의 기록을 새롭게 경신할지 주목하고 있다. 역대 북미 흥행 1위 한국 영화(합작 영화 제외)는 238만 달러를 벌어들인 '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다.

북미 배급사인 CJ 엔터테인먼트 아메리카는 이번 주부터 상영지역 확장에 들어간다. 22일에는 뉴욕 플러싱의 컬리지 포인트와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추가 개봉이 확정했으며 추가 개봉 지역도 늘릴 계획이다.

CJ E&M 관계자는 "'명량'은 기존 한국영화보다 다양한 연령층, 인종의 관객들이 몰리고 있다"며 "합작영화가 아닌 순수 한국 영화의 흥행이란 점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