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회장 "MCM 백팩, 이제 샤넬도 따라한다"

MCM이 28일 오전 서울 논현동 컨셉스토어 MCM 쿤스트할레 매장에서 가을/겨울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샤넬 같은 유럽 명품 브랜드까지 'MCM 백팩'을 따라 하기 시작했습니다.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창출하는 새로운 명품의 기준을 만들어 글로벌 명품과 정면 대결 하겠습니다"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은 28일 논현동 신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시종일관 자신감 넘치는 어조로 말했다. 2020년까지 성주그룹이 매출 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사업전략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김 회장은 글로벌 매장을 확대하고 유럽 본토에 디자인센터를 건설해 명품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겠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전 세계에서 운영 중인 300여개 매장을 2020년까지 450여개로 확대해 7000억원대 매출을 2조원대로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대 규모로 성장한 국내 면세점 시장에서 1위로 올라서겠다는 청사진도 내놓았다.

현재 성주그룹은 국내 면세점 시장에서 패션부문 2위, 종합 3위 규모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달 처음 국내 면세점에서 샤넬을 누르고 우리가 '빅3'로 올라섰다"고 말했다.

김 회장이 이 같은 중장기 사업전략을 내놓은 것은 MCM이 '새로운 명품'(New School of luxury)의 기준을 세워 이제는 글로벌 명품과 세계시장에서 승부를 벌일만한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가 생각하는 명품의 새로운 기준은 브랜드가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해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직접 제안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김 회장은 "두 손을 자유롭게 해주는 백팩을 처음 내놓았을 때 정통 명품의 기준에서 벗어났다는 비판을 들었다"며 "하지만 '노마드'(nomad·유목민) 가치를 가진 20~30대 젊은 층의 폭발적 반응으로 이제는 명품도 실용성을 갖춰야 한다는 기준을 명품업계에 새롭게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런 맥락에서 성주그룹이 가장 주목하는 시장은 한국과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다. 성주그룹은 2020년 매출 목표 2조원 중 1조7000억원을 아시아지역에서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김 회장은 "40대 이상이 명품의 주 고객인 유럽과 달리 아시아는 20대부터 명품 고객이 나오고 있다"며 "우리가 세운 새로운 기준에 가장 부합하는 지역이 아시아"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중장기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 △글로벌 디자인 자산 강화 △R&D센터 구축 및 확대 △유통채널의 브랜드화 및 옴니 채널 구축 △유명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가치 재창출 등의 전략도 제시했다.

글로벌 디자인 자산 강화의 일환으로 성주그룹은 유럽 내 최고 수준의 디자인 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해외 유명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적극 영입하고, 혁신적인 감성을 지닌 신인 디자이너를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전 세계에 MCM 브랜드 스토리를 전할 수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도 확대하는 한편 모바일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옴니채널을 구축하고 유명 아티스트나 셀러브리티와의 협업(콜라보레이션)도 강화한다.

김 회장은 "그동안 협업 관계에 있던 일본 디자인업체의 인수합병도 1~2개월 후면 최종 확정된다"며 "사업 확대를 위해 기업공개(IPO)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