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 조홍근의 내 몸 건강 설명서] 기립성저혈압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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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았다 일어나면 어지럽고 눈앞이 캄캄하고 정신이 아득해지는 이유는?

이런 증상을 기립성저혈압(orthostatic hypotension)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이흔히 빈혈이라고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빈혈의 증세는 어지럼증보다는 숨이 차는 현상으로 먼저 나타난다는 점을 기억해 두면 도움이 되실 겁니다.


기립성저혈압은 대개는 큰 병은 아니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장시간 앉아 있거나 쪼그리고 앉아 있으면 자연히 피가 하체로 많이 몰리게 됩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일어서면 어떻게 될까요? 심장 입장에서는 갑자기 50센티미터 이상 높아진 머리에 피를 공급해야 합니다. 경동맥과 심장에 있는 센서는 피가 모자라는 현상을 바로 감지해서 심장과 혈관에 신호를 주어 혈압을 올리고 맥박을 빨리 뛰게 만듭니다. 이 과정은 순식간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보통 때는 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이 일련의 과정이 자연스럽고 신속하게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어지럼증이 발생합니다.

그 ‘어떤 문제’는 아래와 같습니다. 혹시 자신에게 이런 증상이 자주 일어난다면, 어디에 해당되는지 잘 살펴보고 개선하기 바랍니다.


1.탈수


기립성저혈압의 가장 흔한 이유입니다. 인간 체중의 70퍼센트는 물이고 피는 물로 이루어졌습니다. 탈수가 일어나면 어지럼증이 자주 발생합니다.

탈수는 여러 가지 이유로 일어날 수 있는데, 기온이 높은여름에는 땀을 흘리지 않아도 피부와 호흡으로 배출되는 물의 양이 많아서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탈수가 진행됩니다.특히 무더운 낮에 운동을 하면땀이 많이 나서 탈수가 되기 쉽습니다.사우나나 온탕에 지나치게 오래 있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심한 설사나 구토도 탈수의 주요 원인입니다.

특히 60세 이상의노인들은 피부층이 얇아져 체내 수분이 쉽게 증발하지만 본인은 이를 알 수 없습니다. 나이가 들면 목마름을 느끼는 뇌의 기능이 둔화되어 갈증이 잘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수분 섭취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니 자연스레 탈수가 진행됩니다. 설상가상으로 신경 반응도 느려져서 혈압 상승과 맥박 상승이 신속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쉽게 기립성저혈압 증상이 발생합니다. rpm이 쉽게 올라가지 못하는 것이지요. 따라서 여름철에는 딱히 목이 마르지 않아도 한 시간에 한 컵 정도의 물을 규칙적으로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2. 노화

나이가 들면 여러 기능이 저하됩니다. 피가 모자라다는 것을 느끼는 혈관벽의 센서의 민감도가 젊었을 때보다 둔화되기 때문에, 혈압이 떨어지는 것을 재빨리 감지하지 못합니다. 게다가 나이가 들수록 혈관 벽은 두꺼워지고 탄력이 없어져서 딱딱해집니다(동맥경화). 그나마 피가 모자라는 것을 센서를 통해서 알았으면 빨리 혈관을 수축해서 혈압을 올려야 하는데 혈관이 딱딱하니 수축이 신속하고 수월하게 진행되지 못합니다. 결과적으로 알아차리는 것도 늦어지고, 거기에 반응해서 혈관을 수축시키는 반응까지 다 늦어지니 급격한 현상 발생에 알맞게 대응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러니 앉았다 일어날 때 머리가 핑 돌고 어지러워집니다.

3. 고혈압 및 전립선 약제 복용

고혈압약제를 복용하고 혈압이 너무 떨어지면 머리가 무겁고, 힘이 빠지며 무기력해집니다. 이때 어지럼증도 생깁니다. 많은 고혈압 환자들이 오해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혈압이 높아져 이런 증상이 발생한다고 오해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자가 진단하고 의사와 상의도 없이 오히려 약을 더 복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매우 위험합니다.
전립선약도 처음에는 고혈압약제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동일한 증상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노인이 이 약을 복용할 시 강력한 혈압 저하 작용이 일어나기 때문에 어지럼증이 쉽게 발생합니다. 전립선약과 혈압약을 같이 복용하면 매우 위험할 수 있으니, 약을 처방받는 주치의에게 본인이 혈압약과 전립선약을 처방받고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리는 것이 안전합니다. 약을 복용할 때 어지러운 증상이 나타난다면 일단 물을 많이 마시고 주치의와 상의해서 약을 당분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4. 당뇨병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거나 당뇨병을 오래 앓으면 신경 계통에 문제가 생깁니다.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자율적으로 조절되는 신경을자율신경계라고 하는데 이 부분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피가 모자라면 순식간에 맥박을 올려주고 혈압을 상승시켜 주는 것이 자율신경계의 중요한 기능입니다.당뇨병성 신경병증에 걸리면 이런 부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순간적인 자세 변화에 따른 정교한 혈압 맥박 조절에 장애가 오기 때문에 기립성저혈압이 자주 발생합니다. 이 역시 일단 물을 많이 마셔야 하고 급격한 자세 변화를 지양해야 하며, 복용 중인 혈압약이 있다면 양을 조절해야 합니다.

5.임신

임신부는 태아 때문에 복압이 올라가 많은 피가 다리에 정체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급격한 움직임을 시도하면 몸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어지럼증이 심해집니다.

6. 심한 스트레스

심리적·육체적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유연성이 없어집니다. 스트레스가 심한 회의 시간이나 처음 만난 이성과의 선 자리에서 어지럼증을 느끼거나 머리가 멍~해지는 느낌이 드는 경우입니다. 이런 상황이 끝나고 휴, 하고 한숨을 내쉬고 일어날 때 머리가 핑 돌면서 쓰러질 것 같은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립성저혈압을 예방하는 일반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오랫동안 같은 자세로 앉아 있지 않는다.
2. 앉았다 일어나기 전에 여러 번 쪼그려서 무릎을 굽혔다 펴기를 반복한다. 이는 가자미근을 운동시켜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돕는다.
3. 일어날 때 머리를 먼저 들지 않고 ㄱ자로 머리와 등을 평평하게 세운다.
4. 누웠다가 일어나기 전에는 왼쪽으로 두 번, 오른쪽으로 두 번 몸을 굴린 후 천천히 일어난다.
5. 물을 많이 마셔 탈수 현상을 피한다.
6. 사우나나 온탕에 지나치게 오래 있지 않는다.
7. 어지럼증이 심할 때는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여 다리 쪽에 몰려 있는 피를 위로 몰아준다.

* 주의
심각한 심장병, 혈관질환, 내분비 질환으로 인한 기립성 현훈(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런 증상이 자주, 오래, 심하게 나타나면 꼭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