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출몰' 메뚜기떼? 알고보니 풀무치로 확인

머니투데이

이슈팀 김종훈 기자

전남 해남군이 풀무치떼 습격에 대해 방제를 실시하고 있다./사진=뉴스1

전남 해남군을 습격한 곤충떼의 정체는 메뚜기가 아닌 풀무치로 밝혀졌다. 농촌진흥청은 현재 방제 작업 중이며 풀무치의 특성상 추가 피해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31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 28일 해남군 산이면 간척지 구간 등 20㏊에 피해를 입힌 곤충 종은 메뚜기가 아닌 풀무치 약충으로 1차 확인됐다. 약충은 아직 성충이 되지 않은 단계로 날개가 없는 상태다. 이에 따라 관계당국은 피해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다만 풀무치의 개체수가 급증해 이 지역에 출몰한 이유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향후 추가 피해 여부에 대해 이 관계자는 "풀무치류는 1년에 1세대만 증식하기 때문에 이번 방제 작업 후 추가피해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이번에 농경지를 이동하면서 낳은 알들이 부화하더라도 시기가 늦어 큰 피해를 주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곤충떼 출몰로 인해 현재 파악된 피해 역시 치명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유기농 인증 농가에서 운영하는 농경지 2㏊를 제외하면 피해는 거의 없다"며 "풀무치가 농작물이 아닌 갈대, 억새, 강아지풀 등을 주식으로 삼기 때문에 농작물 피해가 크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해남군과 함께 29일부터 곤충떼 출몰지역과 주변 수로, 비농경지 등 피해지역 일대 30㏊에 대해 친환경약제와 일반약제 등을 활용해 긴급방제에 나섰다.

농촌진흥청은 6시간에 걸친 1차 방제에 이어 주변지역을 예찰한 뒤 2, 3차 방제를 실시했다. 방제작업 진행 상황은 거의 완료된 상태다. 군은 이날까지 계획된 방제를 마무리하고 다음달 1일부터 추가 방제를 위해 예찰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곤충떼의 급습으로 충격에 빠진 것은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의 수도 안타나나리보에도 메뚜기떼가 대규모 출몰해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전 인구의 60%가 농사를 짓고 있는 마다가스카르 농민들에게 메뚜기떼 출몰은 대재앙이다. 이에 메뚜기 퇴치를 요구하는 마다가스카르 시민들의 목소리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제식량농업기구(FAO)는 메뚜기 떼의 습격을 '비상사태'로 규정해 지난해 9월부터 총 3년에 걸친 대대적 살충계획을 세운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