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보면 IT株 보인다…SK하이닉스 닮은꼴은

대만과 국내 IT업체의 주가 동조화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애플의 신제품 출시 효과와 중국 스마트폰 수요 증가로 대만을 비롯한 국내 반도체 업체가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 향후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만 증시 반도체 제조업종 지수의 올해 초 대비 상승률은 19.1%를 나타내고 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177,800원 ▲7,200 +4.22%) 주가는 24.0% 뛰었다.


SK하이닉스와 사업구조가 가장 유사한 대만 PC용 DRAM 생산업체 이노테라(Inotera)의 경우 연초 대비 주가상승률이 88.8%에 달했다. 이노테라의 시가총액(10조원 수준)이 30조원에 달하는 SK하이닉스에 크게 못 미친다는 점에서 주가 상승폭을 비교하기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주가가 전반적으로 비슷한 흐름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일단 실적 면에서 두 회사 모두 기대치를 충족시켰다는 평가다. 이노테라는 PC 수요 개선 영향으로 PC DRAM가격이 상승하면서 최근 영업이익률이 50%대를 육박할 정도로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8월 매출은 67억 대만달러로, 이는 전분기 보다 2.3% 줄었지만 전년 동기에 비해선 20.5% 늘어난 규모다.

SK하이닉스 역시 최근 분기까지 실적 모멘텀이 지속되고 있다. 2분기 영업이익으로 전분기 보다 2.6% 증가한 1조800억원을 달성하면서 2개 분기 연속 1조원대를 이어갔다. 양호한 PC수요와 중국 모바일 부문 수요증대가 영향을 미쳤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선임연구위원은 "SK하이닉스의 시총 규모가 이노테라의 3배에 육박한다는 점에서 이노테라에 비해 움직임이 좀 더 무거울 수 있지만 큰 방향에서 봤을 때 대만과 동조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대만을 비롯한 국내 반도체 업체의 실적이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점이 향후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긍정적인 전망의 주된 근거는 애플의 신제품 출시와 중국 스마트폰 업체 성장이다.

대만 팹리스 업체 미디어텍의 경우 2분기 출하량 1억200만대 중 3680만대가 수출되는데 이 중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출하량이 전분기 보다 2011만대 증가했다. 하반기 중국 업체의 해외 수출 비중은 40%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소 연구위원은 "TSMC와 미디어텍도 8월 매출액이 크게 성장했는데 각각 애플의 아이폰6 파운드리 물량과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해외 수출 증가로 인한 물량 증가 때문이었다"며 "하반기 이후에도 애플 효과와 중국 스마트폰 업체 물량 수요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도 하반기 애플 아이폰과 중국 업체 4G LTE용 신제품 출시 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 수출 비중이 생산량의 40%까지 확대되고 하반기에도 증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며 3분기 매출액은 전분기에 비해 6.8% 증가한 4조1900억원, 영업이익은 20.0% 늘어난 1조3000억원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