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환 철강협회 부회장, 국내 철강산업은 '삼중고'의 위기

18일 개최된 '제38회 철강산업 발전 포럼'에서 한국철강협회 오일환 상근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철강협회

"국내 철강산업은 중국산 철강재 수입 급증과 한국산 철강재에 대한 수입규제 확산, 환경규제 강화 등으로 '삼중고'의 진퇴양난의 상황에 직면했다"

오일환 한국철강협회 상근 부회장은 18일 '제38회 철강산업 발전 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포럼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개최됐다. 철강업계 및 학계, 정부 등 유관 기관 인사 200여 명이 참석했다.

오 부회장은 "올 상반기 중국산 철강재 수입은 34.1% 급증하면서 국내 철강 시장에 심각한 타격을 줬다"며 "중국과의 공정한 철강무역 질서 확립 및 건전한 철강 소비문화 정착 노력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오 부회장은 "지난달 현재 16개국에서 한국산 철강제품에 총 57건의 규제 및 조사를 진행하는 등 각국의 철강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고 있어 정부차원의 대응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오 부회장은 "국내에서도 최근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시행 계획 등으로 철강업계의 부담은 날로 가중되고 있다"며 "2015~2017년간 정부의 배정물량은 업계 예상량 보다 3600만톤이 부족해 생산축소 및 비용 등 막대한 부담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럼에서는 저성장에 놓인 국내 철강업계의 현황을 진단하고 위기를 경고하는 의견이 잇달았다.

이원주 AT커니 대표는 '글로벌 트렌드 및 한국 철강산업의 대응'이란 발표를 통해 “국내 철강산업은 자동차·조선 등 전방산업의 내수 감소 및 글로벌 생산 확대 영향으로 수요 감소가 불가피 하다"며 "샌드위치형 무역역조 심화 및 역내 분업구조의 급격한 와해로 심각한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국내 철강산업의 규제순응비용은 경쟁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며, "철강산업에 대한 추가규제는 한계비용의 급증을 초래해 산업 경쟁력을 악화시킬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정 연구위원은 "한계기업의 경우 규제비용으로 수익성에 심각한 위협을 받을 경우 생산을 줄이거나 중단할 수밖에 없다"며 "이로 인해 매출액은 3~4% 줄고, 연관산업까지 포함해 1만명 정도의 고용 감소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철강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조언도 있었다.

손일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철강산업의 재창조' 발표에서 "국내 철강산업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시장을 감지(sensing)하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며, "지금까지 자동차·조선·건설과 같은 1차적 수요에만 초점이 맞춰졌다면, 제품을 소비하는 최종 사용자의 2차적 수요로도 초점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교수는 "철강산업의 3R(Re-ducing, Re-cycling, Re-novating) 기술 활용이 중요하다"며 "에너지의 사용 및 이산화탄소의 배출량 등을 감소시키는 한편 자원 및 부산물을 재활용하기 위한 기술혁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