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치면 땅치고 후회할 가을 '재즈페스티벌' 2題

앨런 홀스워스

낯설고 난해하다는 선입견이 강한 음악 장르 재즈. 하지만 이 재즈 무대라면 무조건 ‘OK’ 사인을 내보낼 법하다.

높은 수준의 이색 콜라보레이션(협업)으로 눈과 귀를 자극하는 ‘재즈페스타’와 총 누적 관객수 144만명을 자랑하며 재즈의 메카로 자리잡은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이 그 주인공이다.

재즈파크 빅밴드

서늘한 가을 바람에 어울리는 두 재즈 무대는 낭만과 격정의 감정을 오가는데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출연진 모두 대중적 재즈부터 난해한 현대 재즈까지 두루 소화하는 ‘A급’ 아티스트들이기 때문.

재즈페스타는 27, 28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하루 4개 무대씩 총 8개 무대를 펼치고,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은 10월3~5일 경기도 가평과 자라섬 일대에서 국내 140여팀, 국외 130여팀 등 모두 270여팀의 무대를 소화한다.

마세오 파커

제11회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자연과 음악이 한자리에


문화체육관광부가 올해 최초로 대한민국 최우수축제로 선정한 문화 행사다. 이 축제는 최정상 재즈아티스트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수준 높은 공연으로 출발했으나, 지금은 빼어난 자라섬 경관을 앞세워 소풍같은 축제로 자리잡았다.

이 때문에 매년 가족 단위 관객들이 캠핑과 음악을 즐기기위해 이 곳을 찾는다. 소풍 개념이 강하다고 참가 아티스트의 질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3일 첫날 무대부터 화려하다. 노르웨이 기타의 거장 테르예 립달과 피아노의 거장 케틸 비외른스타드가 스타트를 알린 뒤 ‘뮤지션 위의 뮤지션’으로 평가받는 옐로우자켓이 퓨전재즈로 관객과 호흡한다. 첫날 마지막 무대는 그래미어워드 12번 수상에 빛나는 쿠바 출신 색소포니스트 파키토 드리베라가 장식한다.

파키토 드리베라

4일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건강상의 이유로 취소된 트럼페터 아르투로 산도발 대신 참가하는 펑크 재즈의 살아있는 전설 마세오 파커의 무대다. 독일 재즈신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요아힘 쿤과 현재 가장 ‘핫’한 하모니카 연주자로 평가받는 그레구아르 마레의 무대도 놓칠 수 없다.

5일 마지막 날 공연은 전체적으로 여유로운 분위기의 아티스트들이 책임진다. 록과 재즈를 넘나드는 기타리스트 앨런 홀스워스와 스팅의 오른팔로 불리며 ‘쉐이프 오브 마이 하트’(Shape of My Heart)를 공동작곡한 기타리스트 도미닉 밀러의 무대를 만나볼 수 있다.

부대 행사도 풍성하다. 신진 연주자 발굴 프로그램인 자라섬국제재즈콩쿨의 결선 무대는 4일 수상클럽하우스에서 열린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 재즈를 익히는 키즈재즈프로젝트와 한밤의 심야음악영화를 볼 수 있는 자라섬올나잇시네마도 선보인다. 지난해 10주년 기념으로 제작된 페스티벌 공식음료 자라섬 뱅쇼와 재즈 막걸리는 덤이다.

자이언티

제3회 재즈 페스타…최강 보컬+특급 뮤지션의 이색 조합

재즈만 하면 지루하다는 편견때문일까. 이 무대는 그런 지루함의 틈새를 찾아 인기 보컬과 특급 연주자들을 고루 섞는 이색 콜라보레이션을 준비했다. 이른바 ‘8색의 재즈 향연’이다.

27일 공연에서 가수 이은미는 재즈 보컬로 깜짝 변신해 재즈 피아니스트 민경인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솔과 R&B장르에서 개성 보컬로 두각을 나타내는 자이언티는 재즈 피아노의 ‘핫 아이콘’ 윤석철과 만나 리듬을 갖고 놀 준비를 갖췄고, 최근 화제를 일으킨 걸그룹 바버렛츠는 신예 재즈피아니스트 전용준과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꾸린다.

이렇게 준비된 무대는 ‘바버렛츠+전용준 트리오’ ‘임미정+배장은+이지영’ ‘자이언티+윤석철’ ‘이은미+민경인 트리오’ 등 4개다.

바버렛츠

28일 무대는 ‘손성제 쿼텟’ ‘한상원+찰리정 밴드’ ‘말로+선우정아’ ‘재즈파크 빅밴드+BMK, 전제덕’ 4개로 꾸며진다. 말로와 선우정아의 무대는 스승과 제자의 만남. 말로는 대학 강단에서 선우정아를 가르쳤고, 선우정아는 말로를 음악적 롤모델로 삼았다.

BMK의 폭발적인 보컬은 전제덕의 하모니카와 17인조 재즈파크 빅밴드의 합주가 지원한다. 전통 블루스의 거장 한상원과 최신 재즈블루스를 다루는 찰리정의 협연도 최고 관심 무대 중 하나다. 색소포니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인 전천후 뮤지션 손성제가 보여줄 무대도 기대가 높다.

이 공연을 기획한 이주엽 JNH뮤직 대표는 “최고 재즈 뮤지션의 무대를 통해 한국 재즈가 어디까지 왔는지 현주소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새로운 콜라보레이션 무대는 재즈의 대중적 저변을 넓힐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