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연간저점이냐 기술적 반등이냐

9월 셋째주(13~17일) 우리 증시는 유럽 경기 침체 우려 영향 등으로 약세를 이어갔다. 급락세가 이어지며 이제 코스피지수가 연고점을 뚫고 추락하는지 걱정해야 할 상황까지 왔다. 다만 별다른 모멘텀은 없더라도 이번주에는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이 나올 시점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지난주 첫날인 이달 13일(월요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21.44포인트(1.10%) 하락한 1919.48로 출발하며 힘겨운 한 주를 예고했다. 14일(화요일) 낙폭과대주 반등에 힘입어 2.04포인트(0.11%) 상승했지만 그게 다였다. 남은 3일 줄줄이 흘러내리며 결국 17일(금요일) 8개월여 만에 장중 1900선이 붕괴됐다. 17일 종가 1900.66으로 장을 마치며 간신히 1900선에 턱걸이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코스피지수가 추가 하락하며 1900선을 밑돌지 아니면 바닥을 확인하며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지에 집중된다. 코스피지수의 종가 기준 올해 저점은 지난 2월 4일 기록한 1886.85다.

우선 시장 상황은 좋지 않다. 국내 기업의 실적 부진은 반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세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깊어지고 있다. 지난 1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했는데도 코스피지수 하락은 계속되며 정책 효과가 통하지 않는 모습을 연출했다. 약세장을 반전시킬 만한 계기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형중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증시의 흐름 자체가 반등을 견인할 만한 모멘텀이 없는 상황"이라며 "국내 기업의 실적 부진과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추가 하락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특히 외국인이 우리 증시에서 급격하게 발을 빼는 모습이라 바닥이 어디인지 추정하기도 쉽지 않다"며 "PBR 1배를 많이 이야기하지만 큰 의미는 없을 거 같고 1800대 중반까지도 떨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부진한 유럽 경기가 코스피를 비롯한 세계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유럽의 경기 회복이 녹록치 않다는 게 문제다. 유로존을 이끄는 독일의 제동으로 EU(유럽연합)에서 적극적인 경기부양 정책을 펼치기도 쉽지 않다. 경기부양 정책을 펼치더라도 그 시점이 언제인가 하는 불확실성도 남아있다.

김두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유럽의 실물경기 개선은 내년 2분기나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ECB가 미국 사례처럼 적극적으로 국채 매입에 나서야 자금 측면에서 효과가 있을 텐데 독일이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지금 상황은 기술적 반등이 나올 시점까지 도달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김종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코스피지수 급락은 유럽을 비롯한 세계 경기 침체 우려를 선반영한 측면이 있다"며 "이제 그동안 얼어붙은 투자 심리가 어느 정도 완화될 수 있는 구간으로 접어들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성현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역시 "여전히 시장은 약세장의 형국이지만 이번주는 기술적 반등이 나올 시점"이라며 "반등의 강도가 중요할 텐데 강한 반등보다는 1950~2000포인트 사이에서 코스피지수가 움직일 것 같다"고 말했다.

세계 경기 침체 우려에 대한 다른 시각도 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IMF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했지만 올해보다는 성장률이 높은 수준"이라며 "유럽도 본격적인 디플레이션에 들어서는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이번주 우리 증시는 조정을 거친 뒤 바닥을 확인하는 모습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